산행기

팔당 예빈산에 올라

야정(野停) 2008. 6. 11. 14:32
한강을 조망할 수 있는 산행으로 이미 하남의 검단산, 
제천의 가은산을 다녀 보았지만 이번에는 팔당땜과 두물
머리를 중심으로한 한강을 조망할 수 있는 산행을 하려고 
날을 잡았습니다.
팔당은 이미 전철이 연결되어 교통도 편리해 졌고, 정약
용, 정약전, 정약종 삼형제의 발자취를 느껴볼 수 있는 
산이요, 몽양 여운형선생의 고향이 가깝고, 운길산에는 
세조 때 다시 세운  유명한 수종사가 있는 이곳, 유서 
깊고 경치 좋은 이곳까지 전철이 다니니 1일 산행하기 
얼마나 좋겠습니까?
산행코스는 천주교 공원묘지를 출발하여 예빈산, 예봉산
을 두루 거치는 방법이 있고, 팔당역에서 철다리 밑으로 
오르기 시작해 예봉산, 예빈산을 갔다가 다시 예빈산으로
율리고개에서 철다리 밑으로 돌아 오는 방법, 그냥 율리
고개에서 예빈산, 다시 돌아 원점 회귀하는 방법 등이 
있는데 우리는 3번째코스로 가볍게 산행하기로 하였습니
다. 그렇지 않아도 비가 오고 번개치는 날씨라는 예보에
바짝 긴장하고 있는데...
30분마다 가는 팔당행 전철.
9시에 용산에서 출발하는 전철을 제기에서 타고 9시 53
분에 팔당에 도착하였습니다.

팔 당 역
역을 나와 5분 걸어 철다리 밑으로 해서 산행을 시작하 려는데 빗방울이 조금씩 떨어집니다. 마을을 지나야 하기 때문에 콩크리트 길을 따라 오르지요. 중간 중간에 노점이며 음식점이며 모두 지나니 한 10여 분 지났을까? 길가 어느 집 싸릿문 앞에 다소곳이 피어 있는 꽃? 인터넷에서 보기는 보았는데 생각이 가물가물. 아차 그 닭의 장풀 중 하나인 서양종인 자주달개비(양달 개)가 보라으로 세장의 꽃잎을 펼치고 있지 않았겠습니 까? 보라빛이 진하였다면 더 쉬었을 것을... 엷은 색이라 좀 알아보기 어려웠습니다.

자 주 달 개 비 (양 달 개)
벌써 빗방울은 가시고 땀방울은 수건을 적십니다. 후덥지근한 날씨가 바람까지 잡아 갔습니다. 팔당역에서 2.1km의 삼거리 지점의 넓은 공터에 앉아 휴 식을 취합니다. 이곳에서 왼쪽으로 1.3km 가면 예봉산.

첫번째 이 정 표
오른쪽으로 가면 율리고개(예봉산에서 예빈산으로 가는 길 이랍니다.) 땀 닦고 쉬엄쉬엄 가파른 길 500m를 오르니 율리고개에 도달합니다. 고개 마루이니 또 쉬어 가야죠.

두번째 이 정 표
이곳에는 산을 넘어오는 바람이 좀 있군요. 오른쪽으로 방향을 잡아 가면 예빈산 직녀봉으로 가게 되 는데 너무나 가파라 숨이 목에 찹니다. 700m 가면 직녀봉이라는데... 40여 m 지점에서 다시 왼쪽으로 방향을 틀고...

율리고개에서 40m 앞에 있는 이정표
숨을 헐떡이며 가파르게 오른 봉우리, 그런데 직녀봉이 아 니라네요. 이제는 숨이 조금 덜 차는 길로 앞 봉우리를 향해 갑니다. 700m가 길기도 꽤나 깁니다. 기어이 도착한 직녀봉. 직녀봉에서 내려다 본 팔당대교 주위 조망이 정말 끝내 주더군요. 이렇게 눈과 가슴을 시원하게 하여 주는 자연 이 있어 땀을 뻘뻘 흘리며 산을 오르는 것이 아닌지?

예빈산 직녀봉에 있는 이정표

팔당역과 팔당대교 있는 방향
욕심 같아서는 운무가 덜 하였으면 얼마나 좋을가 하는 생각입니다. 시원한 물줄기 쳐다 보느라 푸릇푸릇하게 익어가는 나무 열매를 늦게 발견하였습니다. 나뭇잎이 가막살나무 혹은 팥배나무 비슷한 것 같은은데 동그란 정도가 다른것을 보 니 팥배나무 열매로 결정해야 하겠습니다.

팥 배 나 무
직녀봉에서 건너 조금 낮은 봉우리로 갔습니다.약 240m 거리에 견우봉. 견우봉에서 두물머리 물길을 찾아 보고, 주위에 둘러 앉 아 간식거리를 풀었습니다.

견 우 봉 이 정 표

팔 당 땜 위 승 원 봉
간단히 준비한 떡과 친구들의 음식을 나누어 먹고 일어서 는데 눈 앞에 기린초가 금빛 날개를 펼치고 있지 않겠습 니까? 이곳 바위 틈에 나있는 기린초는 잎이며 꽃이 왜 그리 깨 끗하고 우아해 보이는지? 어린 싹은 나물로, 또한 약용으로는 자양 강장, 관절염 등에 이용한다고 하네요. 붉은점 모시나비와 먹부전나비 애벌래는 기린초만 좋아한다고 합니다.

기 린 초

기 린 초
시간도 넉넉하고 마음도 시원하니 가져온 소주, 양주, 막 걸리, 포도주가 부족하다는 듯 모두 비우고 하산합니다. 직녀봉으로 되돌아 가서 율리고개로 가지 않고 중간에 삼 거리에서 왼쪽으로 틀었습니다. 오를 때는 계곡을 택했었는데 내려갈 때는 능선 암반을 밟거나 가파른 길을 그대로 내려 갑니다. 내려가는 데도 비맞은 얼굴마냥 땀에 흠뻑 젓습니다. 계속 손수건으로 닦아내야죠. 어찌 어찌하여 그래도 마을까지 내려와 계곡을 낀 시멘트 길을 걷습니다. 이틀전 향이 짙은 꽃개회나무를 삼각산 대남문 위 문수봉에서 관찰하였는데 바로 그런 향이 내 코를 유인하는 꽃이 있지 않겠어요? 키는 별로 크지 않고 새로 난 가지 끝에 총상꽃차례로 흰색 꽃이 모여 핀 것이 개회나무가 아닐가 의심하며 친 구들에게 소개하였습니다. 그러나 검암이 쥐똥나무라고 말하기에 집에 와서 찾아보 니 정말 쥐똥나무 이더군요. 이 열매가 쮜똥같이 생겨서 그렇게 부른다고 하며 이것이 신장을 튼튼하게 하고 정력, 원기회복에 무척 좋다고 하네요. 그래서 남정목(男精木)이라고 하는지는 모르지만...

쥐 똥 나 무(검정알나무;남정목)

쥐 똥 나 무(검정알나무;남정목)
밑의 이미지가 무엇인지 맞추어 보세요. 우리가 식물 전체로, 혹은 자연 상태대로 보면 누구나 다 아는 것이지만 개체로 따로 찍어 보이면 무엇인지 가물 가물 합니다. 감자꽃 이랍니다.

감 자 꽃
뒷풀이 장소가 가까워 지니까 다시 비가 오기 시작합니 다. 종일 일기가 좋더니 산행 끝나기가 무섭게 비가 오 기 시작하는군요. 빈대떡을 안주 삼아 막걸리와 소주 기우리기를 대략 1시간. 팔당역에서 출발하는 전철에 맞추어 모두 일어 났습니다. (2008년 6월 8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