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운틴 콘도에서 짐을 풀고 강원랜드 호텔 카지노를 구경
가자고 하였으나 비가 내리기 시작하는 바람에 포기하였
습니다. 오후부터 비가 온다는 일기예보는 있었으나 일
과 끝나도록 운좋게 날씨가 좋았는데 숙소에 들어오니
비가 오기 시작하는 군요. 이곳 콘도로 오려면 카지노
앞을 지나 오는데 차들이 꽉 차있어 주차할 곳이 적당치
않은 것을 보았기 때문에 차를 가지고 내려갈 수도 없고
15분 이상되는 거리를 우산 쓰고 걸어 갈 용기도 없어
그냥 숙소에서 맥주 한잔하고 쉬기로 하였습니다. 나는
엄습해 오는 잠을 참을 수 없어 바로 들어 누었지요.
아침에 기상하니 화창한 하늘이 우리를 반기고 있더군요.
아침식사는 고한읍에 있는 해장국집으로...
콘도 주위 길 옆 사면을 덥고 피어 있는 구절초인지,쑥
부쟁이 인지는 벌써 가을 인양 자태를 뽐내고 있으니...
차를 세워 확인하고 싶었지만 나만의 여행이 아니라 그냥
구경만 하고 지나갔습니다. 시기적으로 봐서 쑥부쟁이일
확률이 높네요.
쑥부쟁이는 7월에서 10월, 구절초는 9월에서 10월이
개화기로 표시되어 있으니 쑥부쟁이 이겠죠.
고한에 도착해 해장국 한 그릇씩 먹고 가까이 있는 정암
사(淨岩寺)로...
국내 5대 적멸보궁 중 하나(설악산 봉정암, 양산 통도사,
오대산 월정사, 사자산 법흥사)로 꼭 한번 관찰하고 싶
었던 곳이었습니다.
신라 27대 선덕여왕 때 자장율사가 당나라 산서성에 있
는 청량산 운제사에서 문수보살을 친견하시고 석가모니의
사리와 경전 등을 받아 귀국하여 수마노탑을 쌓고 사리와
유물을 봉안하였다 합니다.
이 탑은 마노석(瑪瑙石: 일종의 석영)을 벽돌같이 잘라
쌓은 탑이라 하여 수마노탑이라 한답니다.
수마노탑 옆에는 꼬리진달래가 빨간 조그만 방망이를 단
수술을 내밀고 피어 있더군요.
절 전체로는 소박하고 한적하게 보이지만 5대 적멸보궁에
들어 있는 불교 성지로써 불자들은 꼭 다녀 가고픈 곳
중 하나라 하겠죠.
전면 3칸, 측면 2칸짜리 소박한 적멸보궁은 아침부터 불
자들로 가득 메우고 있더군요.
우리는 다시 100∼150m 산 위에 있는 수마노탑까지 등
정.
자장율사가 귀국할 때 서해 용왕이 용궁으로 되리고 가서
주신 마노석으로 탑을 쌓았다고 합니다.
사적기(史積記)에는 신라 자장율사가 처음 세웠다고 합니
다만 고려시대 세운 것으로 추정되며 1972년 해체 복원할
때 탑의 내부에서 사리 및 관련기록이 발견되었다 합니다.
혹자는 임진왜란 때 사명대사가 통도사에서 사리를 분산하
기 위해 이곳으로 일부 가져왔다 하는데 전부터 있던 것
과 임진왜란 때 더 추가로 가져왔는지는 모르지만 후자의
의견은 문헌 등을 비교하여 볼 때 이치에 맞지 않는 것
같습니다.
수마노탑은 7층탑으로 되어 있으며 보물 410호로 지정되
어 있습니다.
정암사를 나와 정암사를 외워 싼 함백산을 차로 오릅니다.
우리나라에서 차로 갈 수 있는 고개 중 최고 높은 만항재
(1330m)를 가기 위해서..
만항재...우리나라 야생화의 보고...
야생화에 대해 관심을 가진 사람들이 아직 얼마 되지도
않고 또한 세월이 얼마 흐르지도 않았건만 이곳은 벌써
야생화 축제를 여는 곳입니다. 길 옆에는 인력으로 심어
곳곳에 팻말을 세워 야생화 이름을 적어 놓았더군요.
이곳에서 또 몇가지 배웠습니다.
지리터리풀이나 둥근 이질풀, 여우오줌, 솔나물, 속단,
물양지, 요강나물, 등 둥근 이질풀 빼고는 모두 처음 접
하는 것들 이었습니다. 만항제에서 정상까지 고도 240여
m 밖에 되지 않지만 더 이상의 산행은 계획되지 않았으
니 그냥 삼척 대금굴로...
만항제에서 만난 단지 관리인의 말로는 대금굴은 완전 예
약제라 예약을 하지 않고는 관람을 할 수 없다고 하네요.
우리는 이동하는 차에서 대금굴 관리 사무소로 전화를
하여 물으니 8월 말까지 예약이 끝났다고 합니다.
예약이 취소되어 빈 곳이 없느냐고 하니 없다나...
아무튼 가 보면 무슨 수가 있겠거니 하고 이정표따라 대
금굴로 향하였습니다.
환선굴 입구와 같이 되어 있더군요.
매표소에 이야기하여 보았지만 소용이 없어 꿩 대신 닭이
라고 환선굴로 발길을 돌렸습니다.
입장료가 대금굴은 1인당 12000원, 환선굴은 4000원 이
더군요. 그리고 대금굴은 40인승 모노레일을 타고 들어
가는데 환선굴은 1km 정도를 아스팔트 내지 층계를 이용
해 고도 800m까지 올라야 하는 곳입니다. (주차장의 고
도 300m)
나는 10여 년 전에 한번 가본 적이 있지만 다른 일행들
과 같이 다시 관람하기로 하였습니다.
그러나 뙤약볕에 아스팔트 길을 걸으려면 얼마나 힘든지
다들 알고 계시죠?
30여 분 이상 걸어 환선굴 입구에 도착하니 굴에서 나오
는 시원한 바람이 피로를 확 풀어줍니다.
굴의 크기는 웅장하지만 종유석이 별로 없고 다양하지 못
해 실망했었는데 이번에 다른 시각으로 관찰하니 그런대로
관람할 가치가 있는 동굴이라 생각이 되었습니다.
대금굴은 모노레일을 타고 굴 속으로 140m 더 들어가 관
람하는데 종유석이 아직 신선하고 볼 것이 많다고 합니다.
그러나 여행사에서 거의 예약을 해놓았기 때문에 여행사
를 따라가지 않으면 관람이 어려울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장기 계획을 세워 놓지 않고는 2∼3달 후를 어
떻게 예약하겠습니까?
환선굴을 나와 삼척 바닷가로 가서 늦은 점심을 생선회
로 하기로...
일과 끝났으니 마음놓고 포식하고 상경 시작.
길이 별로 막히지 않아 8시에 서울 도착하였습니다.
(2008년 7월 17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