록키(Rocky)가 나를 부른다ㅡ2편
이튿날 역시 아침 5시 기상. 어제 저녁을 먹었던 골프장 클럽하우스에서 아침식사를 하였습니다. 식사 후 버스에 오르니 교포 주인 마님이 어 둠에서 사라질 때까지 손을 흔들고 있었습니다. 버스는 어두운 밤길을 헤치고 자스퍼라는 곳으로 간다고 합니다. 먼동이 트기전인데 벌써 차를 세웁니다.랍슨 마운틴이 제 일 잘 보이는(Robson Mt. View Point) 지점이라고 하네요. 여명이 다가오면서 가이드는 안개로 덮힌 산을 가리키며 랍슨 마운틴이라고 합니다. 안개가 부분적으로 걷히기도 하지만 정상 부위를 제대로 관망하기가 좀체로 쉬운 일이 아니네요. 카나다 록키산맥 중 제일 높은 랍슨 마운틴 (3954m) 앞에 서 있다는 것 만으로도 큰 축복을 받아 마땅합니다. 아침 해를 받은 꿋꿋한 위용을 보지 못하는 것이 아쉽기 는 하지만... 먼동이 밝아 오면서 버스는 자스퍼를 향해 갑니다.
랍슨 마운틴(안개 낀 사진 밖에 없어서 다른 것 퍼옴)
울창한 삼나무로 덮힌 산에 기계충 깎아 먹은 듯한 흔적 이 많이 남아 있었습니다. 워낙 눈이 많이 와서 눈사태 가 일어나 남은 상처라고 하네요. 그리고 눈이 많이 오기 때문에 군인들이 대포를 쏴서 눈을 미리 흐트러지게 한다 는 군요.길 옆에 대포 거치대가 여러 군데 있었습니다. 자스퍼(Jasper)란 옛 모피거래소의 명칭이었으나 1970 년 국립공원으로 지정되어 오늘과 같은 관광지가 되었다 고 합니다. 인구라야 겨우 5000여 명. 철도와 관광에 종사한다고 하네요. 작은 고원지대 평원에 이어진 아늑한 도시. 주위에 흑곰, 엘크, 산양 등이 어스렁거리는 파란 하늘 아래 따사한 햇빛으로 감싸 안긴 자스퍼. 평화로워 보이긴 하였으나 조금은 스산스러우리 만치 쓸 쓸한 분위가 감돌더군요. 이제부터 록키의 골든 로드인 Icefield Parkway(아이 스필드 파크웨이) 즉 93번 도로로 들어가 콜롬비아 대 빙원(Colombia Icefield)에서 흘러 내린 아타바스카 빙하(Athabasca Glacier)까지 갈겁니다. 세상에서 제일 아름답다는 천상의 도로로 들어 서서 아 타바스카강을 거슬러 오른지 얼마나 되었는지 모르겠지 만 아타바스카 폭포를 만나게 됩니다. 넓은 강폭을 유지 하다가 좁은 협곡을 이루면서 바위 사이로 떨어지는 물 줄기가 장관이 아닐 수 없습니다. 구름다리를 건너 관망하기 좋은 지점에서,아름다운 연출을 자료로 남기기 위해 수없이 셧타를 눌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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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포 상류 쪽
폭포 아래쪽 밑은 오팔 물감 쏟아 부은 듯, 물감이 뭉 겨진 모습으로 그려진 한폭의 그림 같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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귓전에 울리는 폭포소리를 뒤로 하고 다시 아타바스카강 을 거슬러 오릅니다. 주위에 무수히 솟아 오른 봉우리 마다 벌써 하얀 눈으로 덮혀 있고 사이 사이 빙하가 몇 겹으로 쌓여 있는 모습이 원시의 세계로 우리가 빨려 들 어가는 느낌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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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타바스카강과 그 넘어 전개된 산들
아타바스카강 넘어 전개된 산들
우리들이 타고 있는 버스가 언제 그렇게 고도를 높혔는지 모르겠지만 식물성장 한계선과 그리 멀지 않았습니다. 성장한계선은 고도 2200m 라고 하는군요. 식물성장한계 선까지 자란 나무들과 그 위에 시커멓게 살을 내놓은 산 들이 바로 코 앞에 펼쳐져 있었습니다. 어떤 산에는 빙하가 녹아 좁은 계곡으로 흘러내려 가느 다란 폭포(Cascade)를 형성하여 하얀 실같이 내려 뻗히 고... 차창 옆으로 엘크가 지나갑니다.
이곳에는 흑곰(Black Bear)이 흔하다고 하는데 여행 중 한번도 보지 못했습니다. 또한 회색곰(Grizzly Bear)은 사람을 해치기도 하는데 만약 맞부닥드리면 큰 소리를 지 르면 된다고 하네요. 자스퍼 국립공원의 하이라이트인 Athabasca Glacier (아타바스카 빙하)에 도착하였습니다.
세계에서 북극, 남극 다음 세번째로 큰 빙원이 콜롬비아 대빙원인데 이는 22개의 산봉우리에 갇혀 있는 어름덩어 리로 평균 고도가 3000여 m이고 가장 두터운 곳은 365 m로 추정한다고 합니다. 이곳은 해마다 7m 안팍의 눈이 내린다고 하는데 눈이 쌓 이고 쌓여 30m 이상 쌓이면 압력을 받은 밑의 눈은 어 름덩어리(氷原)가 되고 계속 쌓이다 보면 밑에 있는 어름 은 계곡으로 밀려 내려가게 되는데 이것을 Glacier 즉 빙하라고 한답니다. 콜롬비아 대빙원의 넓이가 325㎢ 인데 여러곳에 형성된 빙하 중 아타바스카 빙하만 일반인의 관람이 허락되었다 고 하네요. 아타바스카 빙하도 길이가 6km, 면적이 6㎢, 깊이가 90∼300m로 되어 있다고 합니다. 아이스필드 센터에 도착하여 주위를 보니 고도가 2300m 가 넘는 것 같고(식물 성장 한계선으로 봐서) 눈보라까 지 치는데 복장이 불실한 나는 추워서 애를 먹었습니다. 그렇다고 빙하지역으로 가는 것을 포기할 수도 없고... 셔틀버스로 갈아 타고 10여 분 올라가 Snowcoach(스 노코치)라는 특수제작된 차로 옮겨 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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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노코치는 빙하 위를 다닐 수 있게 고안된 특수 차량입 니다. 내리는 눈보다 녹는 빙하가 많아 매년 빙하 끝점이 점점 위로 올라간다고 하네요. 스노코치의 바퀴가 사람 키만큼 크더군요. 스노코치를 타고 빙하 위로 직접 갔습 니다. 가서 빙하도 만져 보고 녹은 물을 퍼서 마셔도 보 았습니다. 눈보라가 쳐서 서 있을 수도, 눈을 바로 뜰 수도 없었지 만 원시 때부터 형성되었던 태초의 숨결을 가슴에 깊이 느끼지 않고는 돌아 설 수가 없었습니다. 주위에는 표시 봉으로 밖을 나가지 못하게 하였는데 이는 Crevas(크레 바스)가 산재해 있어 일정 범주를 넘지 못하게 표시하여 놓은 것입니다. 이곳이 영화 닥터 지바고의 시베리아 설 원을 촬영한 곳이라고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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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타바스카산과 안드로메타산
아타바스카산과 안드로메타산 주위
아타바스카산과 안드로메타산 주위
다시 센터로 돌아와 93번 아이스필드 파크웨이 동남쪽으 로 길을 택했습니다. 콜롬비아 빙원에서 흘러 내린 물은 세갈래로 갈라져 동쪽으로 대서양, 서쪽으로 태평양, 북 쪽으로 북극해로 흐르는 강의 원류가 됩니다. 지금까지 온 길 옆으로 흐르는 물이 북쪽으로 흐르는 아 타바스카강이었습니다. 또한 아이스필드 센터는 10월 중 순부터 문을 닫는다고 합니다. 9개월동안 눈이 내린다고 하니 센터를 운영할 수 없겠죠. 93번 밴프 가는 길도 보우강(Bow River)을 따라 수많 은 산봉우리가 쭉쭉 뻗어 있고 봉우리마다 빙하를 이루고 있는 것이 천상의 도로에서 천상의 세계를 달리고 있는 느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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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 도로를 따라 가다가 페이토 빙하(Peyto Glacier) 밑에 형성된 페이토 호수(Peyto Lake)를 찾아가 보았습 니다. 이곳 호수는 모두 석회암이 녹아 형성된 호수이기 때문에 계절과 시간에 따라 색갈을 달리 한다 합니다. 조금 높은 지역에서 내려다 본 에메랄드 빛 호수. 푸른색 물감에 회를 섞어 뿌려 놓은 듯, 그늘지지 않은 곳은 보석들이 반짝이듯, 어떤이는 터키 불루라고도 하 는 푸른색 계열들의 향연입니다. 중국 구체구의 수십가지 색상으로 빚어지는 호수만은 못 한 듯 하지만 그곳이나 이곳이나 같은 석회석 녹은 호수 라 아름답기는 매한가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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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토호수에서 조금 더 가니 보우호수(Bow Lake). 까마귀발 빙하와 보우 빙하가 녹아 같이 합류하는 곳으 로 넓은 호수가 약간 일렁거려 에메랄드빛을 발하지는 않는 것 같았습니다.
까마귀발 빙하 쪽
보우 빙하 쪽
보우 빙하쪽
더 남쪽으로 내려오니 세계 10대 호수 중 하나인 루이스 호수(Lake Louise)에 도착합니다. 빅토리아 여왕의 네째 딸 루이스 공주의 이름을 따서 지 은 루이스 호수는 길이가 2.4km,폭이 1.2km 크기의 호 수로 빙하에 깎인 미세한 진흙이 호수바닥에 가라 앉으 면서 그것들이 햇빛에 반짝여 청록색을 띤다고 합니다. 주위에 삼나무같은 침엽수가 빽빽하게 차있고 호수 바로 앞에 높이 3264m의 빅토리아산이 버티고 있으니 그 경 관이 얼마나 아름답겠습니까? 수면이 헐레이션(Halation;수면 위가 뿌엿게 흐린 것이 역광으로 연기처럼 피어나는 것)을 자주 일으켜 신비로 움을 더한다고 합니다.
레이크 루이스(저녁 무렵 흐린 상태)
레이크 루이스(다른 곳에서 퍼옴)
호텔과 함께 어우러진 레이크 루이스(다른 곳에서 퍼옴)
레이크 루이스(다른 곳에서 퍼옴)
레이크 루이스가 세계 10대 호수 중 하나라면 샤토 레이 크 루이스(Chateau Lake Louise) 또한 뒤지지않게 세 계 100대 호텔 중 하나라고 하네요. 1890년에 완공된 호텔로써 이 호텔에 숙박하기 위해서는 최소 6개월 전에 예약해야 된다고 합니다.
샤토 레이크 루이스
샤토 레이크 루이스 후론트 앞
이곳에 있는 골프장도 명문이라지요. 보우강을 끼고 훼어웨이가 전개되어 있고 너무나 아름답 게 조성한 골프장이라고 합니다. 우리는 감히 이런 고풍스런 호텔에서 숙박할 수는 없지 만 이 호텔로 들어가 커피 한잔을 크래커와 함께 음미하 는 시간은 가질 수 있었습니다. 몽고메리 크리프트, 에리자베스 테일러 주연의 1951년 작 "젊은이의 양지"가 바로 이 호텔에서 촬영한 것이라고 합니다. 다시 버스를 타고 밴프, 캔모어를 지나 앨버타 목장지대를 따라 1988년 동계올림픽이 열렸던 앨버타(Alberta)주 에서 2번째 큰 도시 캘거리(Calgary)에 도착합니다.
석양에 빛나는 이름 모를 산들
앨버타주의 소는 국제적으로 최고 등급의 육질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고 오일이 많이 저장되어 있으며 관광 수입(자스퍼 국립공원과 벤프국립공원)이 커다란 비 중을 차지하고 있어 주수입원이 너무 풍부하다고 합니다. 그래서 인지 앨버타주는 카나다에서 자산이 제일 풍부하 다고 하네요. 카나다 다른 지역은 국세 5%, 지방세 7% 를 징수하고 있지만 앨버타주는 주세(지방세) 7%를 징수 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작년인지 재작년인지 모르지만 온 주민에게(아기부터 노인 까지) 1인당 400불씩 나누어 주었다고 하네요. 사람 사 는 곳에 그런 경우도 있군요. 아무튼 그러한 앨버타주 제2 도시 캘거리를 밤에 도착하였습니다. 다운 타운으로 지나갔건만 정적만 흐르니 너무 조용한 도 시 같았습니다. 주로 일반 상가는 지하에 있고 주민들도 밤에 잘 다니지 않는다고 합니다. 건물과 건물 사이에 다리들이 많은데 건물 사이로 부는 바람이 너무 강해 건 물들을 이어 놓았다고 합니다. 캘거리는 스템피드 축제가 유명한데 로데오, 마차 경주 등 카우보이들의 축제가 7월에 열리는데 전국에서 몰려 든 관광객과 선수 때문에 인구가 세배 가까이 늘어나 무척 복잡하여 진다고 합니다. 우리는 버스로 이동하였기 떄문에 언덕에 올라 도시 전 체의 야경 밖에 남겨 올 것이 없었습니다.
캘거리의 야경
캘거리의 야경 (2008년 10월 5일 카나다 시간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