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기

정선 민둥산(1119m) 억새 축제

야정(野停) 2010. 10. 21. 15:07

강원도 정선, 작년 가을에는 자미원역에서 두위봉을 가을 단풍 산행으로 다녀왔는데 금년에는 민둥산 억새축제에 참여한단다. 작년 10월 말에 두위봉에 깆든 단풍이 시쳇말로 정말 죽여주 던데 일주일이 이른 올해는 민둥산에 제대로 단풍이 들었을 까 궁금하기도 하고... 어쨌든 우리는 떠난다. 중앙고속도로 제천에서 영월로 간 다음 정선까지... 정선 민둥산역에서 얼마 멀지 않는 곳에서 산행을 시작한다. 7시에 동네를 떠난 버스는 중간휴게소에서 잠간 세워 아침식 사를 한 뒤 출발하여 10시 20분에 민둥산 제1코스 입구에 도착하여 10시 30분에 산행을 시작한다. 고도계를 늦게 키는 바람에 산행을 시작하는 곳의 고도를 정 확히는 모르겠지만 대강 600고지는 되는 것 같다. 시작부터 조금의 여유도 주지않고 곧 바로 치고 오른다. 육산이기는 하지만 대락 200여 m 이상 치고 오르니 숨이 목 에 찬다. 허리를 옆으로 돌아 또 다시 200여 m 지나고 다 시 치고 올라야 한다.

2∼300여 m 다시 치고 오르니 임도와 만난다. 이곳에는 산상 포장마차가 자리잡고 있다. 전도 부치고 막걸리도 판다.

오늘 산행은 급할 일이 없다. 모두 이곳에서 쉬어 막걸리 한잔씩 목을 축인다. 이곳에서 정 상까지 30분 남았다는 플랭카드가 붙어 있다.

등산로 옆으로 꽃향유와 두메고들빼기가 등산객들에게 향내 뿜으며 너도 나도 인사를 한다.

꽃 향 유

두 메 고 들 빼 기
후미가 모두 충분하게 쉰 다음 다시 출발, 얼마 오르지않아 억새가 산들 산들 고개를 흔들고 있다. 산 정상이 민둥 민둥하여 민둥산이라 하였다는데 그 민둥 민둥한 산 정상이 억새로 덮혀 유명한 억새 관광지가 되어 버렸다. 20여 만평 이상이 억새로 덮혀 가을을 수놓고 있는 민둥산.

강원도 산골 구석 끝에 있는 민둥산의 억새가 보고 싶어 사 람들이 전국에서 몰려든다. 산행길은 사람들로 뒤덮혀 빠져 나갈 곳이 없다.

석회암 지역인 이곳은 탄산칼슘이 빗물에 용해되어 침하현상 이 일어나 곳곳에 동굴이 형성되어 있다 한다. 이러한 지형을 카르스트지형이라 한단다. 결과적으로 오래 전에 바다가 융기되어 형성된 지역이라는 말이다. 아무튼 카르스트 지형을 직접 체험하지는 못한 곳으 로 지나갔지만 정상에서 인증샷 한번 하고 곧바로 지난다. 사람들이 너무 많아 인증샷하기도 얼마나 어려운지 모른다. 정상 넘어 약수터쪽으로 가는 곳도 전부 억새밭이다. 사람이 통행할 수 있는 길 외에는 펜스를 쳐놓아 들어갈 수 없게 만들어 놓았다. 사람들이 사방으로 통행하면 억새밭이 엉망이 될 뿐더러 화재도 문제가 되어 통행을 금지시켜 놓 았겠지만 너무나 폐쇄적이라 조금은 아쉬운 느낌이 든다. 정상에서 삼내약수, 화암약수 가는 쪽으로 대략 1km 진행 하여 조금 조용한 곳을 찾아 본다. 펜스를 치고 억새가 키만큼 자라 웬만한 곳은 들어갈 수가 없었다. 펜스 밖은 모두 좁은 길이라 펜스 안 쪽을 찾아본다. 억새도 없고 가즈런하여 여러 사람이 한 자리에 앉을 수 있 는 곳이 있어 그곳에 자리를 폈다. 시간이 충분하여 대략 50여 분 점심시간을 할애하였다. 여기까지 온 시간이 대략 2시간, 앞으로 내려가야 할 일 밖 에 없으니 서두를 필요가 없어 점심시간을 충분히 할애하였 다. 자주꽃방망이가 한그루 꽃망울을 치겨들고 있다.

자 주 꽃 방 망 이

자 주 꽃 방 망 이
다시 짐을 싼 다음 천천히 하산길로 들어선다. 고도가 비슷한 능선길을 20여 분 걷다보니 삼내약수와 화암 약수로 가는 삼거리가 나타난다.

삼내약수까지는 2.5km, 화암약수까지는 7.1km, 우리는 삼 내약수로 가야한다. 다시 산을 오른다. 정상에 오르니 고도 1050m. 민둥산보다 70여 m 낮은 이곳에서 다시 휴식을 취한 다음 따라 떠난다. 이제부터는 곧바로 내리막길.

돌층계도 아니고 사각으로 된 나무받침도 아닌 둥근형의 통 나무로 된 층계를 밟으며 내리막길을 내려 온다. 영 층계가 미끄럽고 디디기가 어렵다. 층계를 피해 땅을 딛 고 내려오기도 한다. 정말 불편한 층계를 피할 수도 없고 보 통 불편한 게 아니다. 어찌 어찌하여 거의 아래까지 내려와 흐르는 계곡물에 발을 식힌다. 삼내약수 500m 못 미쳐 자동차길로 나선다. 산국이 지천으로 가을을 수놓고 있다.

산 국

물 양 지

붉 은 토 끼 풀
남쪽이라 아직 단풍이 완전히 곱게 물들지는 않았지만 가을 의 서곡은 이미 끝나고 억새들이 하늘 하늘 춤추는 만추에 날개를 활짝 펼친 하루였다. (2010년 10월 17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