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기

다산이 거닐던 운길산과 수종사

야정(野停) 2011. 3. 15. 16:30


2월에 일찍 시산제를 끝내고 3월을 맞아 오랫만에 포근한 둘
째 일요일을 맞아 양수리 가까이 있는 운길산을 산행하기로
하였다.
경춘선과 중앙선이 전철화 되는 것을 계기로 제인산우회도 
양 노선변에 있는 산을 찾기로 하였기에 그 첫번째가 운길산.
구름도 쉬어 간다는 운길산은 북한강과 남한강이 만나는 두물
머리를 배경으로 우뚝 솟은 산으로 왕건의 고려 건국과 조선
세조의 수종사에 얽힌 전설로 부터 다산 정약용, 추사 김정
희, 초의선사 등 많은 묵객과 선사들이 올라 담론을 하였던 
곳으로 유명하다. 그 운길산을 오르는 코스는 몇 군데 있다.
포장도로를 따라 수종사까지 가서 대략 30여 분 더 걸어 운
길산 정상을 가는 방법이 있고 보통 계곡과 능선을 통해 오
르는 방법도 있다.
또한 운길산, 새재고개, 적갑산, 철문봉, 예봉산 즉 다산능
선(6∼7시간)을 종주하는 경우도 있으나 이는 종주를 즐기는
산꾼들의 코스이다.
운길산역에서 10시 출발.
동네길을 가다가 산으로 들어 선다.
주변 개울가에는 파릇파릇 새싻들이 조금씩 몸체를 밀어내고
있었지만 아직은 황량한 갈색 시야에 새싻들이 잘 들어오지
않는다.

바위가 별로 없는 육산이지만 어차피 비탈길을 오르는 몸은 땀을 내뿜기 바쁘다. 산행을 시작한 곳의 고도가 30m도 안 되니 제로점에서 시작하는 꼴이다. 오르면서 겉옷을 벗고 잠간씩 쉬면서 고도 7부 정도 오르니 절이 하나 보인다. 이 산의 대표 절 수종사이다. 아스팔트 길로 오르지않아 일주문을 지나지 않았고 우리는 일주문 위에 있는 길로 내려선다. 해후소 지나 불이문을 통과. 오른쪽으로 방향을 틀어 계단을 오르면 절집 가운데로 들어 선다.대웅전 옆에 수종사 부도와 오층석탑이 자리하고 있다.

수종사 부도는 세종의 여섯째 아들 금성대군이 시주한 태종 의 딸 정의옹주의 사리를 청자항아리에 담아 모신 부도라 한 다. 청자항아리에는 금동9층소탑과 사리함이 든 은제도금육 각감이 같이 들어 있는데 이들 모두 수종사 부도 사리장엄구 라 하여 보물 259호로 지정하여 불교 중앙 박물 관에 보관 하였다 한다. 옆에 있는 5층석탑은 이조 초기에 건립된 8각형으로 된 탑으 로 탑신이 너무 뚱뚱하여 보이는 것 외에는 깔끔하게 균형잡 힌 형태이지만 연륜이 깊지않아서 인지 국보나 보물은 되지 못하고 경기도 지방 유형 문화제로 지정되어 있었다. (추신; 2013년에 보물 1808호로 승격되었다고 한다.) 수종사 입구 은행나무 옆에 세워 놓은 사적기에 의하면 고려 태조 왕건이 상서로운 기운을 쫓아 이곳에 이르러 구리종을 얻음으로써 부처님의 혜광으로 고려를 건국하였다는 전설이 있다고 하였다. 또한 세조가 두물머리에서 머물다 새벽에 들려오는 종소리를 따라 올라와보니 그 종소리는 바위굴 속에서 물이 떨어지는 소리였단다. 세조는 굴 속에서 18나한을 발견하고 5층 돌계 단을 쌓고 절을 세웠다. 그 후로 수종사라 부르게 되었다나. 절 앞에 은행나무 두그루는 그 당시 심었다고 한다.

수종사에서 내려다 본 아랫마을

수종사에서 내려다 본 두물머리
아래 마을 두물머리를 조망하면서 한참을 쉬다가 절 뒤로 다시 산을 오른다. 절 뒤에 있는 절상봉(522m)을 들려 가려는데 제법 가파르다.

절상봉에서 다시 조금 내려간 다음 정상을 향해 전진. 최고 깔딱고개다. 중간 헬기장에서 곡기를 먼저 해결하기로 한다. 소주, 막걸리 로 목을 축이고 각자 가져온 간식거리를 서로 나누어 시식한 다. 다시 정상을 향해...

운길산 정상(610m)에 올라 인증샷. 날씨가 좋고 교통도 편해서 인지 무척 사람이 많다. 표지석에서 인증받기가 어려울 정도다.

이제부터 하산이다. 절상봉 쪽으로 가다가 오른쪽 수종사로 바로 내려가는 길을 택했다. 이 길도 무척 가파르다.

직접 내려온 길
수종사로 가는 큰 길에 다다라 하산 쪽을 택하니 커다란 석 조 석가모니불상을 만나고 곧 일주문 도착.

이곳에서 산쪽 오솔길을 택하는 사람과 넓은 차도를 택하는 사람으로 나뉘어 내려가기로... 뒷풀이 장소인 운길산장에 도착하니 2시. 모처럼 바람 한 점없는 봄날씨 속에 즐겁게 걸을 수있는 날 이었나 보다. (2011년 3월 13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