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광주시 퇴촌면, 곤지암읍, 여주군 금사면에 경계한
앵자봉(667m)을 산행한다고 합니다.
제고 5회 선배님들과 8회 우리들의 합동 산행을 매년 5월에
갖는데 이번에는 5회 선배님들이 행사를 주관하신다네요.
전에는 5회와 8회가 각각 버스를 대절하여 같이 출발하였는
데 이제는 버스 한대로 같이 타고 갑니다.
인천에서 회원들을 태우고 떠난 버스는 7시 40분 압구정동
현대백화점 주차장에 도착하여 서울 주변 친구들을 마저 태
우고 출발합니다. 계획된 인원보다 오버. 많은 친구들이 통
로에 앉아 가기로 합니다.
짧은 거리이니 조금만 기다리면 곧 도착하니까...
9시에 퇴촌면 천진암 성지 주차장에 도착합니다.
3개 팀으로 나누어 산을 오르기로 합니다. 우리는 오른쪽 소
리봉 쪽으로 오르기로 합니다. 천진암 성지는 모두 잘 알겠
지만 그래도 간단히 소개한 후 산행을 하기로...
천진암 성지는 우리나라 천주교의 발상지로 광암 이벽이 15
년간 학업과 수도에 전념하던 독서처인 천학도장(天學道場)
이 있던 곳으로 1777년 이벽, 이승훈, 권일신, 권철신,
정약종 등 젊은 선비들과 함께 천학을 연구하였던 곳이라
합니다. 또한 상기 5인의 묘역이 있는 곳이기도 하고요.
성지를 보고 싶어도 등산객에게는 입장을 시키지 않는다는
말이 있어 들어가지도 않기로 마음 먹었습니다.
우리야 어차피 산행이 목적이니까 성지 오른쪽 경기도 청소
년 야영장 가는 길로 올라 갑니다.
야영장 입구에서 옆으로 산으로 오릅니다.
녹음이 우거진 산속으로 들어서니 그늘이 져 시원하였지만
일찍 다가온 여름 날씨에 벌써 땀이 몸에 뱁니다.
전체적으로 육산이지만 어차피 소리봉(605m)까지 오르려면
고도를 400여 m 높여야하니 땀이 안날 수 없습니다.
소리봉에는 어떤 표지판도 없지만 잠간 쉬면서 시원한 막걸리
로 목을 축입니다.
바로 뒤돌아 내려와(약 100m) 표지판 있는 곳에서 박석고
개 쪽으로 방향을 잡습니다.
소리봉 밑에 있는 이정표
박 석 고 개
박석고개까지 간 다음 다시 앵자봉(667m)으로 올라야 합니
다. 길 옆으로 둥글레가 지천으로 깔려 있습니다.
노린재나무들이 하얀 솜방망이들을 매달고 있고...
노린재나무는 천연섬유를 물들일 때 쓰이는 매염제로써 노란
잿물을 내는데 많이 쓰였다고 합니다.
노 린 재 나 무
대락 2시간만에 667m인 앵자봉에 도착합니다.
꾀꼬리가 알을 품은 산세라 꾀꼬리봉으로 불리다가 한자로
앵자봉이 되었다 합니다. 옆에 있는 양자산을 신랑산, 이곳
앵자봉을 신부로 생각해 각시봉이라 불리기도 했다 합니다.
또한 성지에서 박석고개를 넘으면 이스트컨트리클럽이 있습니
다.
앵자봉에서 조금 내려가 평평한 능선길로 전진합니다.
앵자봉 지나 능선 응달에서 간식을 먹으며 휴식을 취합니다.
1시 반까지 하산하라 하니 푹 쉬고 가기로...
또한 여기서부터 갈림길이 많아 정신 차리지않으면 다른 길로
빠지기 쉽답니다. 양자산으로 가기도 하고...
능선으로 가다보니 우산나물이 지천으로 보입니다.
삿갓나물로 있고...
우 산 나 물
삿 갓 나 물(나물로 잘 먹지 않음)
백합 잎 사이로 돋아난 꽃자루에 줄줄이 매단 꽃등.
이름도 이쁜 은방울꽃이 여기 저기 보이고...
금낭화처럼 주머니를 매단 것도 아니고 초롱꽃처럼 초롱불을
매단 것도 아니고 은색 방울을 매단 듯, 흔들면 방울소리 울
릴 듯, 울릴 듯, 앙증맞게 꽃방울을 매달고 있습니다.
은 방 울 꽃
아니 그런데 이것은 또 뭐람? 천남성 아닌가?
가끔 사약의 원료가 된다는 그 천남성.
담을 삭이며 경련을 멈추고 어혈을 없애는 이 독초는 많은
주의가 필요한 약재입니다.
천 남 성
난초가 보입니다.
은난초인지 은대난초인지?
집에 돌아와 도사님께 물어보니 은대난초라 합니다. 은난초
는 입이 작고 꽃대가 길게 올라와 있으나 은대난초는 잎이
넓고 크게 꽃대를 감싸고 있는 듯한 모습을 보인답니다.
은 대 난 초
전에 지인이 북한산에서 나나벌이난초를 구해다 주어 키워보
았는데 실력이 없어 죽이고 말았습니다.
앵자봉에서 능선을 타자면 헬기장을 세개 만나는데 마지막 헬
기장에서 왼쪽으로 방향을 틀어야 합니다.
이제부터는 고도를 낮추기 위해 비탈길로 내려갑니다.
우산나물을 그냥 쳐다만 보고 가다가 하도 많기에 조금 채취
하였습니다. 잠간 동안 한 소쿠리는 뜯었나 봅니다.
암자색 꽃을 땅에서 겨우 내민 놈이 눈에 들어옵니다.
미치광이풀이라 의심하였는데 집에 와서 찾아보니 족도리풀
입니다. 하트 모양의 넓은 잎 밑에 암자색 족두리 모양의
꽃을 땅에 닿을 정도에 피어 있는 이 놈이 한방에서 세신
(細辛)이라고 하여 감기 증세에 진통, 거담제로 쓰입니다.
족 도 리 풀
내려오는 길도 꽤 길고 멀게 느껴집니다.
낙엽송지대 사면을 미끄러지듯 내려와 잣나무지대를 지나니
바로 작은 계곡이 나오고 성지 주차장이 보입니다.
1시 30분 정각에 도착하여 버스에 오르니 바로 출발합니다.
점심은 예약한 호박골로 향합니다.
분위기 좋고 잘 꾸며놓은 음식점이었습니다. 삼겹살과 더덕
구이로 푸짐하게 뒤풀이를 하게 하여주신 선배님들께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이렇게 서정적인 분위가 물씬 풍기는 곳에서의 뒤풀이는 오
래도록 두고두고 기억에 남을 듯..감사합니다.
(2012년 5월 20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