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에서 2번째 높은 산인 명지산을 산행하기로 하고 아
침 5시에 차를 몰고 나섰다.
나의 옆지기 그리고 친구 부부와 함께...
5시에 친구집으로 가서 픽업한 다음 경춘국도로 향한다.
아침 일찍이라 어디서 요기라도 할 겸 두리번거리는데 순두
부집이 보인다. 그곳에서 간단히 식사를 끝내고 가평으로,
가평읍에서 좌측으로 북면, 북면 익근리 주차장에 차를 세운
다. 웬만한 사람들은 명지산을 한번 쯤은 거의 다녀왔지만
나는 한번도 가보지 못해 굳이 명지산을 택한 것이다.
경기도에서 화악산(1468m) 다음으로 두 번째로 높은 산이
고 주위에 화악산, 귀목봉, 강씨봉, 청계산 등 산세가 웅
장하며 군립공원으로 지정된 점등을 감안하여 산림청 선정
100대 산에 들어갔다 한다. 심산 유곡이라 물이 풍부하여
여름철 피서객이 많이 몰리고 명지 폭포가 유명하며 겨울에는
눈이 많아 눈꽃산행지로도 각광을 받는 곳이다.
7시 20분에 산행 준비를 끝내고 산행을 시작한다.
옛날 산판도로였다는 넓은 길로 천천히 걸어간다.
익근리주차장이 대략 해발 200여 m. 평지같은 길을 1.1km
걸어가니 승천사(昇天寺)가 나타난다.
길 옆에 있는 나무들이 우거져 오르는 길에 그늘을 만들어
놓는다. 조금씩 조금씩 고도를 높이지만 별로 산을 오르는
느낌이 없다. 뽕나무 열매인 오디가 까맣게 익어 따먹는 재
미로 산을 오르는지도 모른다.
잎을 하얗게 변형시킨 개다래가 다른 나무들을 휘감아 버렸
다. 가끔 진짜 다래도 보이고...
다 래
초롱꽃도 많고 특히 금낭화가 정말 지천이다.
초 롱 꽃
꿀풀, 각시붓꽃, 붉나무, 가죽나무 등등.
층층나무인지 곰의 말채나무인지 멀리 있어서 구분하지 못한
것도 있고...
승천사에서 1.8km 가니 명지폭포가 나타난다. 그러나 길에
서 100여 m 계곡 밑에 있어 내려갔다 올라와야 하기에 산
에 올랐다 내려오는 길에 들르기로 하고 그냥 산으로 향한
다. 명지폭포에서 1km 정도 가면 삼거리가 나온다.
이곳 고도가 대략 600m.
삼 거 리 이 정 표
바로 직진하여 오를 수도 있지만 오른쪽 길로 오르기로 한다.
정상까지 직진하면 1.8km, 우측길을 택하면 2.3km라고 이
정표에 있는데 주차장 안내도에는 우측이
2.4km, 직진이 2.1km로 표시되어 있다. 실제로 산행하여
보니 주차장안내도가 맡는 것 같다.
우측길로 올라 직진길로 내려오기로...
우측길로 택하니 바로 된비알이 시작된다. 가도 가도 평지
는 없고 계속 된비알이다. 금낭화가 등산로 주위를 양탄자
깔아놓듯 퍼져있다. 족도리풀, 흰진범, 천남성, 고광나무,
뭐든지 지천으로 널려있다.
고 광 나 무
흰 진 범 어린것
말발도리가 눈에 들어온다. 물참대와 비슷하다. 물참대는
털이 거의 없고 말발도리는 잎 앞뒤에 성모가 많으며 물참대
는 꽃 안쪽이 연노랑색이나 말발도리는 진노랑색으로 구분
한다.
말 발 도 리
미치광이풀은 벌써 꽃이 지고 열매를 익히고 있는 중이다.
미치광이풀은 먼저 한택식물원 편(2009년 4월)에서 소개하
였지만 다시 한번 소개하려고 한다.
미 치 광 이 풀
땅 속 줄기에 알카로이드 계통 물질인 아트로핀, 스코폴라
민,히요스시아민 등이 들어있다. 이는 독성이 강해서 잘못
먹으면 미치광이가 된다하여 미치광이풀이라 하였단다.
뿌리 10g 정도면 치사량이란다.
큰앵초도 군데 군데 보이고 어느 산을 가나 둥굴레는 많은
데 포가 소화경보다 같거나 짧은 것, 그 중 잎이 타원형인
퉁둥굴레를 처음 만났다.
큰 앵 초
퉁 둥 굴 레
오라방풀도 많고 큰잎갈퀴도 꽤 개체수가 많다.
오 리 방 풀
큰 잎 갈 퀴
아래 삼거리에서 2.4km를, 또한 고도 600에서 1267m 정상
까지 계속 오르막으로 오른다.
익근리 주차장에서 정상까지 6.3km를 4시간에 오른 셈이다.
서쪽에 귀목봉, 청계산이 있고 동북쪽에 화악산이 위용을
뽐내고 있건만 배가 고파 빨리 식탁자리를 만들 수 밖에 없
다. 정상에는 꽃개회나무가 몇 그루 흐드러지게 피어있다.
묵은 가지에서 꽃이 피었으면 정향나무요, 새 가지에서 꽃
이 피었으면 꽃개회나무라고 하는데 내 실력으론 그것까지
구분할 수가 없다.
꽃을 확대하여 꽃부리에 돌기가 있고 안으로 굽혔거나 뒤로
젖혀져 있으면 꽃개회나무로 동정한단다. 꽃개회나 정향나
무는 높은 산 위쪽에 있고 털개회나무는 낮은 지역에 분포
한단다.
꽃 개 회 나 무
한적한 곳에 자리를 피고앉아 소지네가 준비한 주먹밥으로
점심식사를 한다. 막걸리 한잔씩, 과일로 후식을 하고 일어
서니 12시다.
주위에 풀솜대, 벌깨덩굴, 말나리들이 퍼져있다.
풀 솜 대
벌 깨 덩 굴
말 나 리
하산코스는 정상에서 서남쪽 방향으로 잡아 바로 아래로 내
려간다. 산을 오를 때 삼거리에서 직진하는 길이다.
삼거리까지 2.1km 되는 길이다.
그런데 중간 이정표에는 1.8km로 표시되어 있어 착각하기
쉽다. 이곳 길도 바로 내려치는 길이라 무척 험하다.
삼거리까지 2,1km 라고 하는데 왜 그리 먼지?
삼거리에 도달하여 잠간 쉬고 또 출발한다.
명지폭포 입구에 도달.
계곡 저 아래 있는 명지폭포를 보려면 80∼100m 아래로 내
려가야 하는데 힘이 드니까 여자들은 포기한다.
할 수없이 소지와 함께 둘이서 내려갔다. 소도 깊고 폭포가
제법 우람차다. 명지산 명소로 부족함이 없다.
다시 길로 올라와 터벅터벅 산판길을 걷는다. 날도 덥고 길
은 머니 지치지 않을 수 없다. 익근리 주차장에 도착하니
3시. 점심시간 포함 7시간 40분 걸린 산행이다.
거리는 상행 6.3km, 하행 6km로 토탈 12.3km 인데.
깊은 산 일수록 야생화나 약초들이 많아 산행하는 즐거움이
배가 된다.
(2012년 6월 6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