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기

제천 금수산 신선봉(845m)

야정(野停) 2013. 4. 24. 15:02

4월 21일 셋째 일요일은 제천 금수산의 신선봉과 미인봉(저 승봉)을 산행한단다. 7시에 서울 강북구 삼양동을 출발한 버스는 9시 반에 청풍 호반의 청풍대교에 도착하여 학현계곡을 따라 매포로 넘어가 는 갑오고개를 들머리로 잡는다. 사방에 벗꽃이 만개해 꼬불꼬불 꽃길을 뚫고 지난다. 청풍호반 조성 때 벗나무를 많이 심어 놓았단다. 10시 쯤 고도 500 정도인 갑오고개에서 산행을 시작한다.

오른쪽으로 산을 오른다(남쪽 방향). 직진하면 금수산으로 가는 길이다. 서울의 아침 기온이 최저 4도. 이곳은 조금 남쪽이지만 산 속이고 고도가 있고 바람이 있어 느낌으로는 5도를 넘지 않 는 듯하다. 몹시 쌀쌀하여 후드까지 뒤집어쓰고 산행을 시 작한다. 1.9km 앞의 900m인 단백봉까지 우선 올라야 한다. 처음부터 당연히 된비알. 용바위봉(791m)까지는 계속 치고 오른다. 용바위봉을 넘는다.

용바위봉을 넘어 단백봉을 향해 다시 전진한다. 용바위봉을 넘으니 겨울 산같이 눈이 하얗게 쌓여있다. 4월 20일이 넘 었는데 눈덮힌 산을 오르다니! 곳곳에 진달래,개나리,벗꽃이 만발하였는데 눈이 웬말인지?

작은 봉우리를 넘어 다시 다다른 단백봉(900m). 오늘은 천천히 천천히 산행을 하여서 그런지 아직 힘도 들 지 않는다. 1시간 50분만에 단백봉 도착. 직진하면 금수산으로 가지만 우리는 우측으로 방향을 틀어 학현계곡, 혹은 능강계곡과 나란히 진행하려 한다. 아직도 바람이 차게 느껴지고 눈덮힌 산에 앉아 쉴 자리도 없어 그냥 떠난다.

단백봉에서 내려오는데 눈 때문에 무척 미끄러웠다. 몇 사람이 엉덩방아를 찌며 겨우 내려왔다. 1km 거리에 있는 신선봉(839m)에 25분만에 도착하여 인증 샷만 하고 또 떠난다.

낮은 몇 개의 봉우리를 넘으며 도달한 836봉. 바람이 없는 것같아 점심을 먹고 가기로 한다. 저마다 푸짐한 식단을 내놓아 백세주, 산사춘, 소주, 막걸 리로 성찬을 벌린다. 이제 등짝이 따듯해진다. 이제서야 한기가 가신 공기로 변하였나 보다. 이제 내려갈 일만 남아 느긋하게 1시간 정도 식사를 하고 슬슬 출발한다. 전망대가 바로 옆에 있는데 그것도 모르고 식사를 했다.

836고지 전망대 전망대에서 철사다리를 내려와 앞 봉우리로 또 오른다.

이 봉우리가 학처럼 생겼다하여 학봉이라 하는데 학봉인 줄 은 나중에 알았다. 이 학봉때문에 아래 마을 이름이 학현리요, 계곡이 학현계곡 이라 부른다나. 이 학봉은 암봉으로 이루어져 있어 정말 아 기자기한 코스로 우리 모두 즐거워 한다. 산이란 곳이 그저 편안하게 흙이나 밟고 다니는 것도 운치 가 있을지 모르나 암벽으로 되어있는 암릉을 네발로 기어다 니는 것 또한 진정한 산의 맛을 느낄 수 있는 것이 아닐런 지?

제천학생수련장으로 내려간다는 코스로 들어섰다가 다시 돌 아 능선으로 올라왔다. 먼저 미인봉으로 간 일행들이 미인봉 500m 전에 아름마을 이정표가 있는데 그곳으로 내려가야 한다나. 암릉은 다 지나온 줄 알았는데 여전히 좁은 골목을 밧줄에 의지해 넘는다. 다시 774봉 전망대에 오르니 서쪽 가까이 미인봉(저승봉; 596m)과 서남쪽 조금 멀리 보이는 청풍호반이 시야를 시원 스럽게 한다.

774고지 전망대에서 바로 앞에 있는 바위 촬영
다시 서쪽을 향해 더 전진. 왼쪽으로 손바닥바위가 있다는데 표지판이 없으니 어디에 있는지 알 수가 없다. 더 진행하여 아름마을 내려가는 삼거리에서 우리는 우측 아 름마을로 방향을 튼다.

아름마을로 간다는 이정표
얼마나 가파른지 조심 또 조심 요령껏 내려간다. 바위가 길 을 막으면 바위 옆으로 길이 나있어 내려간다. 그런데 못난이바위, 물개바위, 학바위, 말바위가 있다는데 표지판도 없고 어떤 것인지 도통 모르겠다. 아마 아랫마을에서 바라보았을 때 그렇게보여 이름을 붙이지 않았나 생각된다. 큰 길(학현고개길)까지 내려오니 4시. 4시간 정도 산행할 줄 알았더니 6시간 걸렸다. 미인봉으로 간 일부는 7시간 만에 합류하였다. 학현계곡 가로수는 모두 매실나무로 꾸며 놓았다.

매 화
길가에는 서울제비꽃이 지천으로 피어있고 꽃다지, 냉이 등 이 벌써 꽃을 피고 있었다. 애기똥풀은 솜털 수북한 봉우리 를 지금 막 터트리려고 하고 있고...

애 기 똥 풀
계곡으로 내려가 남은 먹거리를 풀어 술을 거나하게 든 다음 상경 차비를 하였다. 청풍호반 주위의 벗꽃 축제 때문에 1시간을 허비한 다음에 야 고속도로 입구까지 나올 수 있었다. 즐거운 산행이요, 봄나들이가 된 하루였다. (2013년 4월 21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