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행문(미국)

3. 자이언 캐년의 Narrows Trail(내로우 트레일)

야정(野停) 2014. 6. 28. 17:19
세다 시티의 모텔에서 간단하게 제공하는 토우스트 정도
의 아침식사를 마친 후 다시 자이언 캐년으로 간다. 
1시간만에 도착.
셔틀 버스를 타고 종점인 Temple of Sinawava(시나와
바 전당)까지 간다. 시니와바 전당이란 어떤 큰 바위를 
가르키는 것 같다. 아무 건물은 없는 벌판인데 왜 템플
로 했는지? 
이곳에서 계곡 옆으로 길을 내서 계곡을 따라 걷는다. 
이를 Riverside walk라고 "강가 걷는 길" 이라 한 것 
같다.

강 옆길에 있는 절벽(비가 오면 폭포가 되는 듯)


우리 매발톱 비슷한 식물 (콜로라도 매발톱이라 부르는 듯) 거의 1km를 걸었을까, 이제부터는 물 위를 걷는 진정한 Narrows Trail(내로우 트레일)의 시작인 것이다.

내로우 트레일 시작지점 물길따라 계속 오른다. 처음에는 발목정도 빠지기도 하 지만 가슴까지 물이 차는 곳도 있다. 깊이 들어 갈수록 천길 절벽 사이로 꼬불 꼬불 물이 흐른다. 물길이 180도 돌기도하고...

아들이 물 속을 걷는 신발을 따로 사가지고 와서 그 놈 을 신고 걷는다. 끝도 없이 계속 되는 길... 몇 겁의 세월이 흐르는 동안 땅으로 빗물이 흘러들어 바 위를 녹이고 깎아내려 깊은 협곡을 만든 곳. 하늘은 뜨거웠으나 이곳은 시원한 바람이 분다. 이곳의 고도가 1300m 이상 되는 듯...

지금 미국이라는 땅에서 이 얼마나 청춘답게 살고 있단 말인가? 물 속의 돌들의 생김새가 어찌되었는지 미끄러 질까, 주위 풍경 놓칠세라 카메라에 주워 담을라, 넘어 지면 카메라가 물 적실라, 바짝 긴장하고 물길을 걷는다.

이렇게 다양한 바위들과 계곡이 있을 수 있을까? 자연의 신비함이 나의 가슴을 저리게 한다. 이렇게 벅 찬 감동이 우리 생활을 역동적으로 꾸며주는 것은 아닌 지?

모든 것을 다 담지 못하는 기계가 아쉽다. 죽기 전에 꼭 가봐야 할 곳 중 우선 순위에 들어가야 할 것이 아닌지? 그래도 나는 행복하다.

이러한 자연을 품을 기회를 가졌다는 것이... 지금 이 순간 블로그를 정리하느라 힘은 들지만 그 때의 벅찬 순간과 감동을 잊을 수가 없다.

밖은 더우나 계곡만큼은 시원하고, 향기롭고... 그냥 마음과 몸을 모두 맡겨 버렸던 그 계곡, 가진 것은 적지만 행복을 아는 풍요로운 사람이 되어 버린다.

그저 작게만 보이는 소중한 우리 식구들이 모두 건강하 여 같이 이러한 자연과 호흡할 수 있은 것이 행복할 따름이다. 이 협곡이 18마일(약 29km)이라 하는데 끝까지 갈 수 는 없고(왕복하자면 2일은 걸린단다.) 대략 2시간 정도 오르다 아쉽지만 돌아선다. 끝이 없는 협곡을 어디까지 갈 것인가?

North Fork Virgin River와 Orderville Canyon 합수지점

옆 절벽 기슭에서 서성이는 야생 사슴 가슴 깊이 추억을 머금고 돌아나온다. 점심을 가져가지않아 몹시 배가 고프다. 입구까지 나와 우리 차를 타고 다시 세다 시티까지 와서 레스토랑으로 들어갔다. 점심 겸 저녁이다. 나에게 이름도 모르는 음식을 시켜주었는데 주로 음식이 짜서 나에게는 입맛에 맞지 않는다. 그래도 배가 고프니 되는대로 먹을 수 밖에... 얼마나 피로한 지 모텔로 돌아와 그냥 잠이 들었다. 아 직도 시차 적응을 못하는지 오후만 지나면 맥을 추지 못 하겠다. (2014년 6월 7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