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기

100대 명산 중 하나인 진안 운장산(雲長山;1126m)

야정(野停) 2014. 11. 20. 22:40


남한의 대표적 고원지대인 진안고원에 위치한 운장산.
주자천을 따라 형성된 반일암,운일암 계곡의 웅장함과 운
장산 자연휴양림이 있어 100대 명산에 선정되었다는 유명 
한 산을 이번에 등반하기로 한단다.
운장산은 서봉, 상봉, 동봉으로 비슷 비슷한 높이로 형성
되어 있는데 가운데 상봉을 운장산이라 하고 서봉을 칠성
대(1120m), 동봉을 상장산(1133m)이라 부른다.
운장산은 보통 서쪽에서 동쪽 운일암, 반일암 유원지로 
가는 도로(동상주천로) 상에 있는 고개인 피암목재에서 
산행을 시작한다.
11시면 충분하게 도착할 수 있는 곳을 버스가 알바를 해 
12시가 넘어 피암목재에 도착하였다.

피암목재에서 시작하여 정상을 지나 내처사동으로 하산하 려 하였으나 시간 상 어려울 것 같아 다시 원점으로 내 려 오잔다. 떠나기 전 피암목재라는 지명이 어디에서 유 래 되었는지 알아보았으나 근거를 찾을 수 없어 진안군청 문화관광과에 물었으나 역시 모른단다. 내처사동은 처사들이 모여 살던 곳으로 안 쪽에 있는 곳 이고 바깥 쪽에 외처사동이란 지명도 있다. 고도가 580m인 피암목재에서 남쪽 방향으로 방향을 잡고 산으로 직접 오른다. 육산이기는 하나 길은 낙엽으로 덮 혀있고 낙엽 속에 있는 자갈이 발목을 꺾는다. 낙엽이 쌓인 길은 미끄럽기도 하고... 능선은 된비알을 피하는 듯 하다가 다시 올라치면서 계속 능선을 탄다. 1.5km 지점인 활목재 못 미친 지점에 넓은 터가 있어 자리를 깐다. 1시간 경과 하였으니 (현재 1시 10분) 준비하여 온 간식을 처리해야 할 시간이 지났다. 대략 30분 휴식 겸 식사시간을 가진 뒤 다시 출발한다. 곧 활목재. 활의 목을 닮았다하여 활목재라 한다는데 그곳에 함평노씨 합장묘가 있다. 왼쪽으로 내려가면 주자천이 시작되는 외 처사동으로 가게된다. 정상까지 1.2km라는 이정표를 보고 곧추 세운 봉우리를 향해 전진...

내 생각에 40∼45도 경사는 이룬듯하다. 가파른 길을 지 그재그로 오른다. 이정표가 또 나타나는데 겨우 200m 밖 에 못 왔단다. 정말 한참을 오른 줄 알았는데... 산에는 온통 산죽으로 뒤덮혀 있다. 산죽이 있으면 약초나 야생화가 잘 되지 않는다고 한다.

아무 생각없이 그냥 서봉을 향해 오르기만 한다. 운장산 에서 600m 못 미친 곳에 서봉이 있다. 오른쪽에 있는 칠성대(서봉 꼭지점)를 가보고 싶었으나 왼쪽으로 방향을 틀어 운장산으로 가야 할 것을 생각하여 칠성대를 포기한다. 서봉인 칠성대까지는 50여 m 다시 오르고 전진하여야 하 는데 다녀오기가 싫다. 왼쪽으로 방향을 틀어 곳곳에 파 이프를 박아놓은 바위를 넘고 능선을 따라 600여 m 전진 하면 운장산 정상.

서봉에서 운장봉을 향해

서봉 쪽에서 운장봉으로 가는 길

서봉 쪽을 향해 표지석도 변변치않은 1226m 운장봉에 다다르니 송신탑만 덩그러니 서있다.

서봉에서 이곳으로 오는 중간에 작은 바위덩어리가 있었 는데 이놈이 산 아래 대불리에서 쳐다보면 상여가 나가는 것 같다고 하여 상여바위라고 부른다나... 그러나 어떤 표지판도 없다.

운장봉에서 서봉을 향해 또한 송익필이 숨어 살았다는 오성대도 찾지 못했다. 오 성대는 서봉에서 100여 m 떨어진 아래쪽에 있다하고 그 주위에 석간수도 있다 하는데 자세히 알지 못하고 찾으려 니 눈에 띌 리가 없다. 이정표가 알아서 가르쳐줄 줄 알았는데... 활목재 위에서 오른쪽으로 가다보면 있다는데 확실하게 알 지 못하고 산행을 하는 바람에 이런 실수를 하고 말았다. 이왕 말이 나왔으니 송익필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자. 이곳 진안에 있는 운장산과 구봉산은 송익필과 떼어놓고 이야기 할 수가 없다. 송익필의 자가 운장이요, 호가 구봉이니 진안에서는 송익 필을 얼마나 흠모하였기에 그렇게 지었을까? 조선 8대 문장가의 하나인 송익필은 김장생을 제자로 두 고 김장생의 제자가 노론의 태두 송시열인 것만 보아도 대단한 학자임에는 틀림없는 사람이다. 그러나 아버지의 고변으로 양반이 되었었으나 그것이 거 짓으로 들통이 나 다시 서인의 신세로 변해 피해다니면서 이곳 진안에 숨어 살았다 한다. 다시 재기해 볼 욕심으로 정여립을 고변하여 1000여 명 의 동인들을 죽음으로 몰아내는 기축사화를 일으킨다. 서인의 정철이 주동이 되었다 한다. 그러나 좋은 시절은 가져보지 못하고 거의 객사하고 말았다 한다. 과거 진안 사람들은 그러한 위인이 무엇이 그리 위대하다 고 산이름을 그렇게 지었는지 의심스럽다. 조선의 주 학문인 주자학에 따라 지역 이름이 주자학에 기인하는 곳이 많고 주천 혹은 대불천도 주자천에서 유래 한 것이다. 이곳 진안의 운장산은 선조 때 사람 구봉 송익필을 생각 하고 산행하여야 하는 곳이다. 활목재에서 50여 분 만에 상봉에 도착하여 기념촬영을 하 고 바로 하산한다. 내처사동까지 3.3km라 표시되어 있는 것을 보니 피암목 재나 내처사동이나 하산하는데 별 차이가 없는 것 같다. 그러나 우리는 피암목재로 다시 가기로 하였으니 그곳으로 갈 밖에.. 내려가는 길은 빠를 줄 알았는데 조금 시간이 줄 뿐... 1시간 40분 만에 피암목재에 도착. 쌀쌀한 날씨 속에서도 준비한 어묵에 연어회로 백세주를 한 병 거뜬하게 해치우고 차에 오른다. 차에 오르자마자 피로에 지쳐 그냥 잠에 빠져버린다. 10시에 삼양동에 도착. 점점 무릅 관절에 무리를 느끼는 것 같다. (2014년 11월 16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