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철의 관동별곡으로 유명한 그 팔경을 짚어보자.
통천의 총석정, 고성의 삼일포, 간성 청간정, 양양 낙산사,
강릉 경포대, 삼척 죽서루(竹西樓), 울진 망양정(望洋樓),
평해 월송정(越松亭)을 말하는데 그 중 총석정과 삼일포는
북한에 속해 있어 우리가 찾아볼 수 있는 곳은 6군데 밖에
없다.
관동 지방을 한 바퀴 안돌아 본 사람은 없겠지만 나는 그저
수박 겉핥기로 돌아 다녀 관심을 가져보지 못했다.
청간정도 마찬가지, 지나가기만 하였지, 직접 방문하여 보
지를 못해 이번에 들려 보았다.
청간정, 맑은 산골짜기에 있는 정자.
어떤 군인이 쓴 청간정 중심 현판
조선 11대 중종 때 중수한 기록으로 보아 그 이전부터 있던
것으로 추측되고 이승만, 최규하 대통령의 친필이 정자 내에
게시되어 있고 밖으로 걸린 현판은 어떤 군인의 글씨라고
한다. 과거 청간정을 그린 선비들도 많아 전시장에는 여러
선비들의 그림을 모사하여 놓았는데 20여 점 내외가 되는 듯...
그 그림 중 청간정 주위에 총석정 같은 돌기둥들이 여러개
보이는데 현재 청간정 주위에는 그와같은 돌기둥이 보이지
않는다. 관리소에 물으니 청간정의 원래 위치는 현재의 위치
가 아니고 왼쪽 군부대 내에 있었다고 한다.
그곳에는 지금도 돌기둥이 남아있고 돌기둥 옆에 청간정 주
춧돌이 있었는데 그 주춧돌을 지금의 위치로 옮겨 다시 지
었다고 한다.
전의 위치에서는 동해는 잘 보이나 서쪽 산들은 잘 보이지
않는 단점이 있어 현재의 더 높은 지역으로 옮겼다 한다.
청간정을 뒤로 하고 건봉사로...
고성군 거진읍 냉천리 금강산 줄기에 있는 건봉사는 신라
때부터 내려오는 유명한 역사를 지닌 사찰로 고려 말 나옹
화상이 건봉사로 개명하고 임진왜란 때 사명대사가 의승병
을 일으킨 호국도량이요, 일제 강점기 31본산 체계에서 한
축을 담당하였던 대찰이란다.
6.25를 거치며 전소되었고 민통선 지역이라 명맥만 유지하
였던 것이 1989년 민간인 출입 제한이 풀리면서 복원 불사
가 이루어졌다 한다.
국내 4대 사찰 중 하나였으며 임진왜란 당시 일본으로 반출
되었던 통도사 진신치아사리를 사명대사가 다시 찾아와 이
곳에 봉안하였다는 역사와 실물 전시를 병행하며 이를 크게
홍보하여 옛 명성을 되찾아가고 있단다.
31본산 시절 신흥사, 백담사, 낙산사를 관할하던 위치였으
나 현 조계종 편성에는 제 3교구 본사인 신흥사의 말사로
되어 있다.
또한 이조 7대 세조 임금이 이곳을 원당으로 삼았다 한다.
진부령과 간성 중간에 위치한 건봉사로 가는 길은 완전 산
악길이다. 입구에 들어서면 부도밭이 있으며 부도밭 지나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일주문을 통과한다.
옛날 사용하던 돌확(절구)
금강산 입구에 있다하여 금강산 건봉사라 하고 계곡을 따라
건물들을 배치하였다. 6.25 때 모든 건물이 불타 없어졌으나
유일하게 일주문만 남아 현재 강원도 문화재로 등재되어 있
단다. 기둥이 둘이어야 할 일주문이 특이하게 기둥이 넷이고
기둥 받침돌에는 금강저가 새겨있는 것이 특이하다.
금강저를 새겨놓은 일주문 기둥
조금 오르니 돌기둥이 서 있다.
축원문을 새긴 불교식 돌솟대라고 한다.
머라를 뒤로하고 올라앉아 있는 새는 오리같이 생겼지만 봉
황이란다.
사천왕문이 없이 왼쪽으로 여러 건물들이 있었던 터가 나타
난다. 극락전 영역이란다.
조금 더 오르니 오른쪽에 대웅전 영역,
대웅전 영역으로 들어가려면 능파교라는 홍교를 건너는데
이 홍교는 국가 보물 1336호로 지정되어 있다.
능파교(凌波橋;보물 1336호)
보수공사 중 무너져 다시 손을 보았다고 한다.
옛 해묵은 돌들 사이로 새돌들이 끼어져 있어 고풍스럽지가
못하다.
여기서 직진하여 적멸보궁이 있는 곳으로 먼저...
적멸보궁 뒤에는 금강계단과 사리탑이 있다.
사명대사가 일본에서 찾아온 진신사리를 모신 곳이다.
적 멸 보 궁(寂滅寶宮)
금강계단과 사리탑
진신치아사리 8과 중 3과는 사리탑 안에 봉안하였고 5과는
아래 법당 안에 봉안하였다.
다시 내려와 능파교 건너 대웅전 권역으로...
건봉사 현판이 걸린 봉서루 앞에 2개의 석주가 서 있는데 십
바라밀이 새겨져있는 특이한 석주이다.
봉 서 루
바라밀이 새겨져 있는 석주
바라밀은 보살의 수행을 의미하는 것으로 왜정시대 일본의
영향을 받은 흔적이란다.
바라밀에 대한 해석
대웅전에는 아미타 삼존불을 모시고 있고 사리친견실도
있다.
진 신 치 아 사 리
대웅전을 뒤로 하고 아래 쪽으로...
주차장으로 돌아와 약수 한 잔으로 목을 축이고 건봉사를
돌아 나온다.
계곡 3km 아래에 홍교가 하나 더 있는데 이는 보물 1337호
로 지정되어 육송정홍교라고 부른다고 하는데 찾아보지
못했다.
(2016년 9월 25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