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각된 우정

야정(野停) 2005. 7. 27. 16:10



      - 망각된 우정 -

      이정구 지음
      그날은 먼 후회도 없이
      이상의 대로
      그러면서 맺어진 언약은
      세월이 가고
      파도처럼 일던 시편이
      등 뒤에서 지고
      그러면 다시 그 합일점은
      흐려져만 가고...


      주말의 잔디에 앉은
      미소진 장미
      가지 가지에 쇠사슬을 얽자고
      약속한 거구들이었는데
      지금은 눈물의 뿌리로도 꽃필 수 없는
      고목이 되었으니
      아직 덜 사라진 환상을
      어느 하늘로 띄워 버리이까?


      빨간 피가 얼어버린
      지금
      새벽의 찬미가 이미 지나간
      메아리
      붉디 붉은 장미의 입술보다도
      코스모스의 마음이었더라면
      영혼이라도 남을
      처절한 우정이 되고...


      개미와 진드기 만도 못한
      우정으로
      나의 마음은
      기적이 우는
      병든 침상
      차라리
      어설픈 사랑은 없어도 좋았을 것을----
      (1967년 6월경 대학시절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