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기

괴산 칠보산을 아시는지?

야정(野停) 2006. 8. 22. 22:45


서울은 비가 오지 않는다 하지만 남쪽으로 내려갈수록 비 그림자가 있으리라 생각된다. 왜냐하면 태풍 뒷끝이라 우리나라를 완전히 벗어나지는 못 했을 것 같았다. 그래도 가능하면 비가 오지 않기를 바 라면서 괴산에 있는 칠보산을 향하였다. 아침 7시 강북구 삼양동을 출발하여 괴산 쌍곡 계곡에 9 시 반에 도착하였나 보다. 휴게실에서 아침식사까지 해가 며 느긋하게 도착하였으니 예정시간 2시간보다 더 걸리는 것은 당연한 일. 이곳 칠보산(778m)은 함경북도 칠보산도 아니요,경북 영 덕의 칠보산도 아닌 소백산맥의 일부인 산이다. 태백산맥에서 시작한 소백산맥은 일차 소백산 국립공원을 지나 월악산 국립공원,다음으로 속리산 국립공원을 형성 하고 덕유산, 지리산국립공원으로 뻗쳐 해남 달마산에서 끝을 맺는 산맥이다. 이중 속리산 국립공원에 속하며 속리산 윗쪽에 먼저 나타 나는 칠보산은 7가지 보석처럼 아름답다하여 붙여진 이름 이요,옛날에는 일곱 봉우리로 이루어졌다 하여 칠봉산이 라고 하였다 한다. 충북 괴산군 장연면과 칠성면 경계를 이루는 산이다. 마주 보는 군자산과 함께 이루는 쌍곡계곡은 9개의 절경 을 이루는 명소로 그 유명한 화양계곡, 선유동계곡과 함 께 주위를 비경으로 만드는 요소로서 빠질 수가 없다. 그 쌍곡계곡의 9개 절경 중 하나인 떡바위에서 산행은 시작 한다.쌍곡계곡 건너 칠보산으로 들어서서 칠보산 내의 계곡을 향해 오르기 시작한다. 날씨는 흐려 가끔 빗방울을 뿌렸다 개었다하며 산행자의 몸을 적신다. 몸에서 흐르는 땀방울과 나무에 머금었다 떨 어지는 물방울이 어우려져 범벅이 된다. 나무 사이로 난 길을 따라 오르다가 쉬기도 하며 솔향기 흠뻑 들이키고 또 걷는다. 능선에 올라 밑에서 불어오는 바람도 맞으며 오르다보니 언제 정상을 오른지도 모르게 도 도착한다. 빗방울에 젖은 나무와 풀들은 푸릇하고 싱싱한 모습을 보 여 한결 시원하게 느껴지지만 산행하는 우리는 탁트인 시 야가 없어 답답할 뿐이다. 이 산은 워낙 소나무가 많아 가을에는 송이버섯 산지로 유명하다고 한다. 그래서이지 잘 뻗은 적송이 곳곳에 있고 또한 고목도 꽤 나 눈에 띄었다. 정상에서 능선 봉우리를 타고 내려오기 시작하니 절벽같은 봉우리가 앞을 가리고 그 곳에는 밧줄 로 오르내리게 하였으며 이러한 곳이 여러 곳 있었다. 그리 높지않은 산에 암봉이 아기자기하게 구성되어 경관 이 좋다고 하는데 이 곳 산행의 묘미는 능선 암봉을 타 고 오르고 계곡으로 내려와야 제일 멋진데 우리는 거꾸로 코스를 잡았기에 칠보산 1봉부터 9봉까지의 멋드러진 자 태를 보지도 느끼지도 못하고 그저 내려오기 바빴다. 문수암이 어딘지, 청석고개가 어디인지 그저 길만 쫓아 오르고 내리니 칠보산인지 북한산인지 모를 정도... 북한산을 자주 올라 본 때문인지 기암괴석의 천태만상이 나 나무들의 멋진 모습을 자주 보아서인지 칠보산이 나의 심금을 울려주지는 못하였다. 그저 나무 속을 시원스레 걷는 워킹 산행이었을 뿐... 단지 주위에 명소가 많아 마음을 들뜨게 하지만 산행이 주

목적인 팀이니 명소에 신경을 쓰겠는가? 쌍곡계곡을 물을 따라 거슬러 오르면 떡바위 윗쪽에 절말

이라는 동네가 있는데 이 말의 근원은 절마을이라는 뜻으

로 옛날 이곳에 절을 지으려 공사를 시작하였는데 까마귀

떼가 날아와 대패밥과 나무부스러기를 물고 날아가기에 쫓

아가보니 북쪽 청석골, 현재의 각연사자리 연못에 떨어뜨

려 놓은 것이 아닌가? 그 연못 속을 들여다 보니 석불이 하나 있고 광채가 퍼져

나오더란다. 그래 그 연못을 메우고 비로전을 짓고 그 돌

부처를 모셨다고 한다. 그 석조비로자나불상(신라시대 만든 것으로 추정)이 보물

433호로 지정되어 있고 각연사 주위에 통일대사탑비와 부

도가 있는데 이도 보물로 지정되어 조용한 절에 보물이

셋이나 있는 셈이다. 이런 곳도 가보지 못한 것이 무척 아쉬었고 칠보산의 정

취도 제대로 느낄 수 없었기에 다음 기회가 다시 오기를

기대하며 줄일가 한다. (2006년 8월 20일)


                   떡      바      위









                    단   체    일   부


                   쌍곡계곡 쪽 차도를 제 1봉에서 내려보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