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척, 봉화, 울진군이 경계를 이룬 응봉산(999m). 아름
다운 계곡과 삼림이 울창하고 천연 노천 온천인 덕구온천
과 용소골 폭포와 소가 많아 경관이 아름답고, 울진 조씨
가 매사냥을 하다가 잃어 버린 매를 이산에서 찾고는 응봉
이라 하였다는 응봉산.
그러나 "응(鷹)"자는 매응자로 매자는 뫼가 변형되어 매가
되었으니 응봉산은 뫼뫼가 합쳐진 응봉인데 삼절음이라야
안정된 감이 있어 응봉산으로 부른 것으로 결과적으로
산산산이란 뜻이 될 수 있다.
이곳 응봉산은 산보다 계곡이 더 아름답고 이름있는 곳이
다. 응봉산 넘어 서쪽에는 이름있는 골짜기도 많아 용소
골, 보리골, 문지골로 세 개나 있고 오죽하면 계곡이 풍
부하여 동네 이름이 풍곡리(豊谷里)라 한다나.
그러나 우리는 응봉산 동쪽 덕구 온천이 있는 곳의 능선
을 택해 오른 다음 온정골로 하산하기로 하였다.
우선 덕구온천 호텔에서 400여 m 더 오르면 능선으로 오
르는 산행 입구가 있다.
임도이기 때문에 차량은 더 이상 들어가지 못하게 막아놓
은 곳, 산불감시 초소가 있는 그곳에서 출발하는데 응봉
산(999m) 정상까지 5.7km로 표기되어 임도를 따라 오르
면 그리 가파르지도 않는 부드러운 산책을 하게 된다.
주위에는 어디에나 흔한 참나무과 식물들과 소나무 중 금
강송(적송)이라는 품종이 흔하게 자생하고 있었다.
금강산에서 백두대간을 따라 울진까지 뻗혀 금강송이 많
이 자생하고 있는데 이곳에서도 흔하게 자라고 있었다.
11시 40분부터 산행을 시작하여 1시간 지난 후 휴대한
간식을 먹고 또 다시 산행을 계속 한다. 중간에 제1 헬
기장을 그냥 지나고 고도 860여 m에 있는 제2 헬기장까
지 올랐다. 잠간 쉬고 다시 출발.
산넘어 서쪽에서 천둥 번개가 심하다. 서쪽에서 넘어오는
구름이 태백산맥에 걸려 그 쪽에만 비가 오는가 보다.
불안해지기 시작한다. 능선에 오르니 조금씩 빗방울이
지기 시작한다. 정상에 오르니 약간 어둑어둑하고 빗방울
이 조금씩 보이다 안보이다 한다.
동쪽 바닷가는 햇빛이 아직 남아 있는데...
서쪽 위에 백암산, 통고산, 함백산, 태백산이 외워싸고
있다는데 어느 곳에 어떤 산이 있는지 그것도 모르겠다.
멀리 태백산, 함백산이 보일라나?
저 아래에서 물소리가 들리는 곳에 능선이 사태가 난듯
목이 다 패인 곳에 도착하였다. 사두목(뱀의 목)이라는
곳이라나. 밑의 용소골과 연관진다면 사두목이 아니라 용
두목이 더 적당한 표현이 아닐지?
사 두 목
정상에서 대략 1시간이상 내려오니 계곡 시작.
계곡에 다리가 놓여져 있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다리들을
모방하고 축소하여 만들고 이름을 그대로 사용하였다.
지금부터는 계곡을 따라 내려가면 된다.
한 20여 분 계곡을 따라 형성된 도로를 내려오니 덕구온
천 원탕이라는 곳에 도달한다. 이제는 우의를 입지 않고
는 갈 수가 없다.
덕 구 온 천 원 탕
비가 꽤 많이 내리기 떄문이다.
모두 우의를 입고 원탕을 한 모금 마신 뒤 다시 계속 걷는
나무가 위에서 붙은 연리지가 이곳에 있다.
인터넷에 많이 소개된 그 나무이다.
연 리 지
밑으로 더 내려오니 효자샘이 나타난다. 효자샘의 전설
은 뻔한 내용. 아들이 아픈 부모를 위해 샘물을 정성스레
복용시켜 병을 낫게 하였다는 이야기.
계곡따라 다리가 전부 13개나 놓여 있는 길고 긴 계곡.
계곡 중간 쯤이 용소폭포.
용 소 폭 포
비가 오고 날이 저물어 어두운 계곡이었지만 하얗고 검붉
은 바위가 매끈한 선녀탕에서 용소폭포를 만들고 그 물이
떨어져 마당소를 만든다.
마당소의 수심이 워낙 깊어 옛 사람들이 명주실 한 꾸리를
풀어 넣었으나 실끝이 약 4km 떨어진 산 너머 마덕구계곡
으로 나왔다는 전설이 있는 곳이다.
덕구온천 콘도에 도달하니 대략 6시간 걸렸다.
5.7km 오르는데 2시간 반,6.7km 내려 오는데 2시간 반,
나머지 한 시간은 간식먹고 정상주 마시고 쉬는데 든 시간
이 되리라.
아무튼 오랫만에 뻑적지근한 산행을 끝으로 덕구온천호텔
로 들어가 온천물로 피로를 푼 다음 죽변항으로 나가
회로 저녁을 먹고 다시 덕구온천 호텔로 들어와 취침.
(2009년 5월 26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