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행문(독일)

서유럽-1. 독일 하이델베르그로 부터

야정(野停) 2018. 5. 26. 16:35

2018년 5월 10일 꿈에도 그리던 서유럽 투어를 시작한다. 12시에 출발하는 아시아나 비행기를 탑승하기 위해 9시 까지 인천공항에 집합하란다. 집에서 7시 전에 출발, 길음역에서 6101번 공항리무진에 몸을 실는다. 예정시각보다 일찍 도착하여 M 카운터에서 가이드를 만나 인사를 하고 탑승 수속을 한다. 이제는 자동 티켓팅이라 기계에서 티켓을 빼고 짐표까지 출력해서 카운터로 가 짐을 붙인 다음 입국장으로 향한 다. 고령이라고 입국장도 일반 입국장이 아닌 항공 직원 입국장으로 들어가라고 특별 패스권을 준다. 직원 입국장 문으로 들어서니 남들과 같이 긴 줄을 서지 않아도 된다. 입국 수속을 끝내고 면세구역으로 들어가 면세물품을 사 고 싶은 사람은 사고 나머지는 아이쇼핑으로 시간을 보낸 다. 12시에 출발하는 아시아나 비행기에 탑승. 12시에 출발한다는 비행기는 약 20여 분 뒤에 이륙한다. 중국, 소련 상공을 통과하여 독일 후랑크후르트로 향하는 데 자그만치 11시간 40분 만에 도착한다. 긴 시간 여행인지라 두끼의 식사와 중간 간식까지 준다. 가만히 움직이지 않고 식사만 주기에 마지막 식사는 하지 않으려고 하였더니 도착하여서는 저녁 식사는 제공되지 않는다고 하여 먹기싫은 마지막 식사를 받지 않을 수 없었 다. 한국보다 7시간 전인 10일 4시 독일 후랑크후르트 공항에 도착한다. 유럽에서 영국 히드로공항 다음으로 물동량이 두번째 큰 공항이란다. 그래서인지 꽤나 큰 공항 같았다. 인천공항보다 더 큰 듯 느낀다. 아무튼 공항을 나와서도 한참을 걸어나와 예약한 버스를 탈 수 있었다. 구 도심이 워낙 좁아 정류장은 먼 곳에 해놓는 수가 많기 때문이란다. 예약된 머큐리호텔(Mercure Hotel)에서 첫날 여정을 내 려놓는다. 우리들의 여정이 1∼2급 호텔에 투숙할 예정이 라는데 시원치가 않다. 4성급 호텔이 이 모양이니 유럽의 잠자리는 편치 않을 듯 듯다.

머 큐 리 호 텔
정말 저녁식사에 대한 이야기가 없다. 우리 일행들은 간식과 자기가 좋아하는 술들을 미리 준비 하여 왔기 때문에 걱정은 없다. 나는 내가 좋아하는 산사춘을 내가 5병, 와이프가 5병, 펫트병에 담아 준비하였다. 우리 그룹은 내가 구성한 파 트가 12명, 나머지 여러 파트가 모여 16명, 도합 28명이 다. 이 모든 구성원 중 남성 7명, 기타 모두 여성들이다. 우리나라가 언제부터 여성 상위시대가 되었는지 모르겠다. 국내 유명한 음식점에서 점심식사를 하려면 90%가 여성이 고 남성은 겨우 10% 정도, 여행도 언제부터 여성들이 주 된 고객으로 되었는지 궁금하다. 우리는 한 룸에 모여 각자 가져온 주류를 풀고 준비한 안 주들로 첫날 밤을 즐긴다. 타국에서의 밤이 더 아름다울 줄은 몰랐다. 어찌나 공기가 깨끗하고 상쾌한지... 5월의 유럽은 너무나 좋은 계절로 우리의 봄과 유사하단 다. 그러나 우리보다 위도가 조금 높아서인지 아침 저녁 은 훨씬 쌀쌀하고 낮은 쨍쨍하여 일교차가 심한 듯. 오늘은 일찍 취침하기로 한다. 둘째날 아침. 대학의 도시 하이델베르그로 이동한다. 머큐리호텔에서 1 시간 30분. 신성한 산이라는 뜻의 하이리켄베르그에서 유 래한 성이 있는 강가의 언덕을 말하는 하이델베르그는 낭 만과 사랑의 도시라고 말한다. 네카르 강가의 언덕 위에 자리잡은 고색 창연한 도시 하 이델베르그는 해마다 수백만명의 관관객이 들끓는 곳이다. 1630년 30년 전쟁(신교와 구교의 갈등에 의한 종교전쟁) 때 폐허가 되었고 17c 말 프랑스 침략으로 거의 파괴되 어 지금 남아있는 주요 건물들은 대부분 중세의 고딕양 식이 아닌 바로크양식(18c 후반 유행)으로 되어 있다. 먼저 네카르 강가로 가서 주민들이 말하는 구다리 즉 카를 데오도르 다리에 먼저 오른다. 다리로 들어가는 문 오른쪽 에 원형의 청동거울을 든 원숭이상이 있는데 비어있는 원숭이상 안에 머리를 넣으면 머리가 지혜롭고 똑똑해진다 는 전설이 있고 거울과 원숭이 손을 만지면 행운이 온다 는 말이 있어 많은 사람들이 그곳에서 인증샷을 하고 있 다.

원 숭 이 상
카를 데오도르문을 지나 다리 위로... 카를데오도르문 위에 있는 탑은 현재 수리 중이라 자세한 모습은 볼 수 없었으며 마을을 외적으로 부터 보호하기 위한 방어용 탑이란다.

카를 데오도르문과 탑
다리 왼쪽에 카를데오도르 동상이 있는데 이 다리를 돌로 튼튼하게 만들게 한 사람이다.

카 를 데 오 도 르 동 상

다리에서 고성을 향해
원래 나무다리였는데 강물이 범람하거나 불이 나면 쉽게 파괴되어 카를데오도르가 돌로 만들라 지시 하였단다. 다리 중간 넘어 또 다른 동상이 있는데 섬과 마을의 수호 신 아테나여신(전쟁의 신)의 동상이다.

아 테 나 여 신
강 건너 언덕에 철학자의 길이 있는데 대학의 도시답게 많은 학자와 철학자들이 살면서 걸었다하여 철학자의 길 혹은 칸트의 길이라 한다. 독일의 대문호 괴테, 철학자 칸트, 하이델베르그 철학교수 헤겔, 하이데거가 여기 하 이델베르그에서 살았다고 한다. 슈만이 법학을 공부하던 초기에 작곡한 "나비" 또한 이곳 낭만의 도시에서 탄생 한 곡이다. 괴테는 이곳에서 유부녀 마리안네 폰 빌레머 를 얼마나 사랑하였는지 궁금하다. 고성 정원에 괴테의 흉상이 고뇌에 찬 눈빛으로 서 있다. 괴테는 이곳에서 "여기서 나는 사랑을 하고 사랑을 받 으며 행복하였노라"고 하였단다. 내가 중학교 때 읽은 "젊은 벨텔의 슬픔"이 이 아저씨 가 지은 책이 아닌가? "파우스트"와 함께 온 세계 사람들이 읽은 책의 작가 괴테의 흔적을 조금이나마 느껴보는 하이델베르그.

철학자의 길이 있는 강 건너 마을 쪽
이제 하이델베르그를 대표하는 고성을 찾아보자. 고성은 13c부터 짓기 시작하였고 캐톨릭과 프로테스탄트 간의 30년 전쟁 때 파괴된 것을 그대로 보전하고 있었다. 2차 대전 때는 고풍스런 도시를 그대로 보전하려고 폭격 을 하지 않았다고 한다. 고성에 오르려면 걸어서 가거나 후니쿨라(톱니가 달린 케 이블로 오르는 등산열차)를 타고 이동하는데 탑승료와 고 성 입장료가 합산하여 한장의 티켓으로 발권한다. 성으로 올라 왼쪽에 에리자베스문이 있는데 17c 초 프레 드리히 5세가 자신의 부인 생일을 축하하기 위해 하룻밤 만에 만들었다고 한다.

에 리 자 베 스 문
내부로 들어서니 웅장하고 고풍스런 중세로 우리를 이끌 어 들인다. 전쟁에 무너져버린 성벽은 서글픈 눈망울을 굴리는 사슴마냥 처량하게만 보인다.

적으로부터 접근이 어렵도록 해저드를 만들어 사나운 동물 을 길렀단다.


프 레 드 리 히 관


육중하고 무거운 어깨는 날개잃은 황새처럼 기우러져 있 고... 아직도 부서지지않은 곳은 생생하게 남아 우리들을 맞는 다. 프레드리히관의 지하실에는 높이가 8m, 길이가 7.5 m, 부피가 22만 리터인 와인통이 있다. 이런 와인통이 있으니 영주들이 오래 살 수가 있었겠는 가?


와 인 통

와인통을 지킨 술취한 이태리 난쟁이 페르케오의 모습이 우스쾅스럽네요.


난쟁이 페 르 케 오

건물밖에는 발자국이 시멘트 바닥을 꾹 눌러 놓았다. 프레드리히 5세는 사랑하는 부인을 위해 밤 사이에 아름 다운 문을 만들어 주었는데 그렇게 사랑하던 부인은 남 편 몰래 다른 사람을 만나다가 갑자기 남편이 일찍 돌아 오는 바람에 남자 친구가 성 위에서 뛰어 내려 생긴 발 자국이란다.


성에서 내려다 본 시가지

점심 식사는 수니첼이라는 것으로 식사를 하였는데 너무 나 기대가 컸는지 실망스러웠다. 일본으로 건너와 돈카 스가 된 원조격인 음식으로 소고기, 돼지고기, 닭고기 등을 기름에 튀겨 먹는 것이다.

빠른 여정에 낭만과 애수에 취해 있을 수만은 없다. 다음 장소로... (2018년 5월11일)


기타 일행들 모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