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라 보기 눈 부신 노랑제비꽃

야정(野停) 2008. 4. 8. 20:06

노 랑 제 비 꽃 이 정 구 봄 햇살을 맞으며 앙증맞게 내민 얼굴 진 노랑 날개에 눈이 부시어 살포시 외눈으로 그대 본 다네. 어이 벌들이 너의 꿀주머니 모를까 쭈욱 내민 혓바닥에 검붉은 길까지 내어 놓았나. 낙옆 속에 살그머니 내민 그대 얼굴이 너무 화사해 나 또한 조심스레 발을 내 딛네. 티없는 너의 얼굴에 반사된 섬광 온세상을 삼킬듯이 기개 펼친다. 쭈욱 내민 혓바닥 검붉은 길따라 너의 꿀주머니 찾으러 나도 계속 따라가고 싶어라. 겨울을 가까스로 이겨 낸 북쪽의 다른 민족들이 따사한 봄이 시작되면 넘실 넘실 우리의 국경을 넘었다는 군요. 그들을 우리는 항상 오랑캐라 불렀는데 이 꽃이 필 때 쯤이면 쳐들어왔다고 하여 이 꽃을 오랑캐꽃이라 부른답 니다. 설명치고는 좀 엉성하죠. 혹은 제비가 남쪽에서 돌아 올 때 핀다고 하여 제비꽃이 라고 하였다고도 하고... 아무튼 제비꽃과 식물로써 호제비꽃이나 일반 제비꽃 같 은 흔한 꽃을 우리는 잘 알고 있지요. 그 중에 노랑제비꽃같은 것은 크기가 겨우 손가락 한 마 디 정도로써 앙증맞게 생겼고, 색갈이 잡티 하나 없이 진 노랑을 띄고 있어 보는 이로 하여금 마음까지 순수하 게 하여주는 꽃이랍니다. 보라색 노루귀의 순수한 아름다움, 이놈도 정말 죽이지 요. 이 두 놈만큼 순수하고 깨끗한 아름다움을 간직한 꽃은 아마 별로 없을걸요. 올 해는 시간이 없어 노루귀를 만날 기회를 이미 놓친 것 같습니다. 멋있는 노루귀의 모습, 한번 찾아 볼께요. (2008년 4월 3일)

노랑제비 꽃잎 뒷면

노랑제비 꽃잎 뒷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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