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눈, 꽃비

야정(野停) 2021. 4. 13. 19:34

   꽃눈이 휘날린다.
   하얀눈
   연분홍눈
   봄바람 타고 사방으로 흩날린다.
   산비탈 오솔길에
   꽃비가 내린다.
   하얀비
   연분홍비
   산벗나무에서 뿌린다.
   정릉천 개울에도 배를 띄우고
   개울 옆 산책로에도
   꽃비를 내려
   꽃길로 수놓는다.
   아!
   사월의 봄날
   꽃눈 꽃비 맞으며
   산길을 걷는다.

4월 둘째주 빨래골 공원 지킴터를 출발한다.
볼일이 있어 3주간 쉬었더니 다리가 떨어지지 않
는다. 그러니 보폭이 넓게 나오지 않고 힘만 들 
수 밖에. 그래도 억지로 삼성암 앞길로 해서 오름
을 시작하여 칼바위 능선에 올라선다. 
산에서 내려다 보니 곳곳에 산벗나무들이 하얀색, 
연분홍색을 보이며 활짝 피어있다. 
문필봉에 도달해 잠간 휴식.


480m 높이의 높이의 문필봉은 칼바위 능선 위쪽에 
위치한 작은 봉우리로 미아동, 삼양동 방향에서 
산책하려는 최초의 종점으로 여기는 곳이다.
집에서 여기까지 보통 1시간 반 내지 2시간 걸린다.
시간 여유가 있는 것 같아 칼바위로 향한다.


칼바위 넘어서면 돌아오는 길이 보국문이나 대동문
을 택해야 하는데 조금 길 것 같아 칼바위 밑에서 
정릉으로 방향을 틀었다. 정릉 쪽으로 방향을 트니 
계곡을 바로 만나는데 물이 좔좔 흐른다. 
바위 위로 흐르는 물이 시원스레 마음까지 씻어준다.
물가에 앉아 쉬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았으나 우리
는 하산하여 점심을 먹는 스케줄이라 그냥 그냥 스
친다. 정릉 공원 쉼터 가까워지니 계곡따라 산벗나
무가 숲을 이루고 꽃비를 뿌리고 있다.
꽃눈을 맞으며 꽃길을 걷는 행복이 황홀 지경.
행복한 하루여, 안녕.
                        (2021년 4월 1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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