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평창 휘닉스 한화콘도에서 하루를 보낼 기회가 생겨 친구들과 함께 그곳을 찾아 보았습니다. 다른 친 구들은 토요일 먼저 가고 우리 부부는 일을 좀 더 하다 가 저녁 먹고 출발하였습니다. 중부고속도로, 영동고속도로를 타고 가다가 면온 I.C에 서 나가 휘닉스 콘도 있는 곳으로 들어 갔습니다. 고속도로 벗어나 목적지까지 대략 5km 되는 것 같더군 요. 한 15년 전에 보광 휘닉스파크 스키장에 간 적이 있었는데 그 때보다 이렇게 많이 바뀌었을 줄은 정말 몰 랐습니다. 찬란하게 레저마을로 탈바꿈을 하였더군요. 주위에 아름다운 태기산을 비롯하여 흥정계곡, 허브나라 효석 문화마을 등 관광명소가 꽤 있는데 나는 늦게(거의 밤 10시) 도착하였으니 친구들과 약주 한 잔하고 안부 이야기들이나 할 수 밖에. 이튿날 우리 일행 중 일부는 주위 산보 겸 구경하러 나 갔고 일부는 그림공부를 하였습니다. 준비하여 간 재료로 점심식사를 맛있게 해 먹고 콘도를 나섰지요. 일찍 나왔으니 고속도로로 갈 필요도 없고 일반도로로 경치도 즐기면서 6번 국도따라 서울로 향했 습니다. 거의 양평까지는 손쉽게 왔는데 앞으로가 문제 입니다. 길이 사방으로 막혀 어떡할가 생각하다가, 퇴 촌으로 해서 광주에서 중부 고속도로를 타기로 하였습니 다. 퇴촌으로 들어가는 신양평대교부터 막히는데 어쩔 도리가 없더군요. 중간에 휴식 겸 차를 세우고 쉬는데 낯설은 꽃이 있었습니다. 자세히 보니 박주가리. 박주가리과 다년생 덩굴풀로써 3m 정도 자란다고 합니 다. 잎이나 줄기를 자르면 하얀 젖같은 즙이 나옵니다. 잎은 반짝 반짝 광이 나고 잎 밑은 움푹 들어가 있습 니다. 꽃은 별 모양으로 깊게 5갈래로 갈라져 있고 꽃 부리 안쪽에 연한 털이 촘촘히 나 있습니다. 엷은 보라색을 띠며 7∼8월에 잎겨드랑이에 총상꽃차례 를 이루며 핍니다. 봄에 어린 줄기와 잎을 따서 삶은 다음 나물로 먹으며 가을에 열매를 따서 말린 것을 한방 에서 나마자라 하여 위장을 튼튼하게 한 답니다. 잎에서 즙을 내어 종기에, 뱀이나 벌에 물린데 바르기도 한답니다. 특히 손에 난 사마귀에 좋다고 하니 꽤나 독한 물질인 가 봅니다. 박주가리 즙액은 곤충이 먹으면 심장마비를 일으킬 정도로 독성이 강하고 맛이 습스름한데 제주왕나 비의 애벌레는 이 잎을 먹고 자라니 천적으로 부터 자 신을 방어하는 독을 몸에 쌓아놓는 셈이죠. 아이러니칼하게도 고추밭 옆에 있는 이 놈을 촬영하는 데 5분도 되지 않았는데 모기한테 세방 물린 것 있죠. 이 즙이 벌레 물린데 쓰는 줄을 그 당시 알았더라면 즙 을 내어 발랐을 텐데, 그곳을 떠나려고 차를 타고 나니 까 가렵기 시작하더군요. 20분도 되지않아 밤톨만하게 부풀어 오르는데 얼마나 가 렵던지 혼났습니다. 많은 고생을 하고 퇴촌을 벗어나니 고속도로는 휑하니 뚫려 있었습니다. 고생 고생하여 박주가리를 내 것으로 만들어놓는 하루가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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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8월 2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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