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고흥군의 부속 섬인 소록도는 행정구역상 도양읍에 속해 있는 섬으로 녹동항에서 600m 떨어진 곳에 위치하 고 있습니다. 녹동항에서 취침한 우리는 아침식사 후 녹 동항에서 카페리를 타고 소록도로 들어 갔습니다. 섬의 모양이 어린 사슴과 비슷하다고 하여 이름 붙여진 이 섬은 길이가 14km, 면적이 여의도의 1.5배가 된다고 합니다. 섬 전체가 국립병원인 이곳은 나병환자가 모여 사는 곳으 로 나환자와 병원 직원들만 사는 곳이었으나 아름다운 경 관이 알려지면서 일반인의 출입이 많아지기 시작하였다 합니다. 우리는 차를 가지고 섬으로 들어갔기 때문에 선착장에서 약 2km 떨어진 국립소록도병원까지 차로 이동하였습니다. 한센병은 옛날에는 치료하기 힘든 병이었으나 지금은 걸 리는 사람이 거의 없고 소록도에 남아 있는 환자들도 완 치된 사람들로서 그 후유증으로 불구가 되어 있으나 정부 의 보조금으로 살아가기 때문에 생활에는 아무 지장이 없 다고 합니다. 소록도는 1916년 일본 명치 천황이 하사한 자금으로 설 립된 소록도 자혜의원으로 시작하여 오늘에 이르렀다고 합니다. 한 때는 6000여 명의 나환자들이 있었으며 이들은 강제 노역으로 주위의 도로와 아름다운 중앙공원을 조성하였다 합니다. 또한 강제로 정관수술이 자행되었으며 고문과 격 리 수용으로 많은 사람이 죽어 나갔다고 합니다. 지금도 정관수술대와 인체 해부실험용 수술대가 전시되어 있으며 그 옆에 격리 수용을 위한 벽돌집을 보존하여 관 람시키고 있었습니다. 현재는 600여 명의 환자가 생활하고 있으나 나병은 완전 치료되고 재활 치료를 위해 병원을 이용한다고 합니다. 이곳에는 돌 하나 없었으나 주위 완도나 진도 등지에서 가져와 공원을 조성하였고 수목은 일본이나 대만에서 많 이 들여와 꾸몄다고 하네요. 편백, 히말라야 삼나무, 동백, 우리나라의 일반 소나무 와 반송, 영산홍 등등 정말 아름답게 꾸며 놓았습니다. 어제보다는 훨씬 쌀쌀한 날씨 때문에 안내원의 계속되는 설명을 더 이상 들을 수 없어 차로 돌아 왔습니다. 이곳에 여러 병원장들이 근무하였는데 일본인 수호원장이 최고로 악랄하였다고 합니다.자신의 동상까지 세워 놓고 아침 저녁으로 경배하라고 하였다지요. 오죽하면 한 환자에 의해 살해까지 당했다고 하니까요. 한센병환자들의 애환이 깃든 공원을 거닐며 그들의 피와 눈물로 조성된 이곳이 다른 사람들의 쉼터가 된다는 것 이 아이러니칼하기도 하지요. (2008년 1월 31일)
'기행문(국내)'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정암사(淨岩寺), 함백산 만항재, 환선굴(幻仙窟) (0) | 2008.07.25 |
---|---|
맛 기행과 함께 한 통영, 진주성 (0) | 2008.06.02 |
천년의 숨결을 찾아서ㅡ5 (경주) (0) | 2007.07.14 |
천년의 숨결을 찾아서ㅡ4 (경주) (0) | 2007.07.13 |
천년의 숨결을 찾아서ㅡ3 (경주) (0) | 2007.07.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