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중 제고 총동문회 산우회에서 2007년도 춘계행사를 충
남 청양의 칠갑산으로 정해 등반한다고 합니다.
4월 29일 각 지역 별로 나뉘어 버스가 배차되었고 내가
사는 지역은 상계역 미래에셋증권 앞에 버스가 한 대 준
비되었습니다.
7시 반 약속 장소에 도착하자 마자 버스는 출발합니다.
어떤 궂은 일도 마다않고 도맡아 책임지시는 3회 최웅진
선배님과 제2대 인중 제고 총동문회 산우회 회장님을 역
임하신 3회 조병제님과 3회 이재섭님,항상 인자 한 미소
지 못하는 친구 유희소(한 5분 늦었다고 친구한테 질책
많이 들었죠), 우리의 문학소년 송암의 짧은 흰 수염이
그렇게 멋있었는지 짧은 턱수염을 길러 한결 품격을 높
힌 11회 권오인님(그 무거운 카메라를 마다않고 항상 이
리 저리 촬영에 몰두하는 모습은 어느 누구도 못따라 가
지요), 또 권오인님의 옆지기가 어떠한 줄 아십니까?
왕소군이 떨어져 죽은 기러기를 여러 마리 들고 와 무릎
을 꿇어도 견줄바가 못되는 헌출한 미모를 지닌 분이십
니다.(그 날 보셔서 알고 계시겠지만) 소녀같은 미소에
취해 뛰어가야 할 말이 그 미모에 정신을 잃고 서있는
정마(停馬)라고 한다면...
또한 너무 조용해서 텅 빈 버스에서도 있는지 없는지
모르는 18회 조용환님, 아담하신 옆지기를 모시고 나오
셨군요. 산이라면 어디든지 두려워하지 않는 무서운 사
나이 18회 강성억님, 18회 두 분은 하루에 25km 산악
행군을 마다 않고 굳건히 행하는 사나이 중의 사나이들
이죠. 마지막으로 32회 김재춘님.
어여뿐 공주(약 7~8세)를 데리고 옆지기와 함께 참석하
였지만 오늘의 차장으로 임명되었습니다.
김밥 나누어 주랴, 회비 걷으랴, 심부름하랴, 바쁘죠.
상계 바운더리에 19회 친구들이 많은 줄로 아는데 오늘
은 무엇이 그리 바쁜지 한 분도 참여하지 않았네요.
그리고 또 다른 분이 계셨는데 머리가 모자란 이 몸이
기억을 못해 죄송하게 되었구먼요.
7시 35분에 출발한 버스는 경부고속도로로 가다가 안성
평택간 고속도로를 통해 서해안 고속도로로 들어섭니다.
평택 지나 서해안 고속도로의 명물 서해대교. 평택에서
당진을 잇는 국내에서 제일 긴 7.3km의 6차선 다리입
니다. 사장교 부분의 첨탑 높이가 182m, 다리 간격이
470m에 달해 이 다리 밑으로 5만톤급 선박이 왕래할
수 있다는 군요.
나날이 갈수록 웅장하고 거대한 건조물들이 생겨나니
까 그저 놀랄 따름입니다. 서해대교 중간 행담도 휴게
소에 9시 도착하니 인천 연수구, 주안, 부평, 부천,목
동, 일산, 강남, 성남 등지에서 온 다른 차들은 벌써
도착해 있었습니다. 모두 14대가 동원되었다는 군요.
행담도는 휴게소와 부속 건물 밖에 없는 넓은 주차장으
로 무엇때문에 정치적으로 시끄러 웠는지 모르겠습니다.
무슨 이권이 개입되어 있었겠지요.
행담도를 출발해 홍성을 지나 청양 대치고개 입구 대
치리 주차장에 도착하였습니다.
대강 11시는 된 것 같았습니다. 하차하여 선후배님들,
동기들과 손인사를 나누기 바쁩 니다. 동기들끼리는
서로 부담이 적은지 동기들끼리 뭉쳐 산을 오르기 시
작합니다.
이번 산행에 대략 270여 명의 동문들과 150여 명의 가
족들이 참석하였다고 하네요. 모두 다 아는 사실이지만
미리 목적지 산을 알고 오른다면 더 묘미가 있지 않겠
어요?
칠갑산은 충남 청양군 대치면, 장평면, 정산면을 경계
로 하고 있고, 찾아 오는 방법은 지금 우리가 온 서해
안 고속도로 홍성IC 에서 들어 오는 방법도 있고, 경부
고속도로 천안분기점에서 천안 논산간 고속도로를 탄
다음 정안IC로 나와서 이곳으로 오는 방법이 있는데,
이곳 칠갑산은 위치적으로 보령의 동쪽, 공주의 북쪽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대치리주차장 왼쪽 뒤편에 최익현
선생님 동상이 있다고 하였지만 터널로 들어가는 길 옆
으로 산행을 시작하기에 따로 가보지 못했습니다.
터널 옆길은 산으로 가파르게 올라치는데 처음부터 숨
이 턱까지 몰아칩니다.
뒷다리가 땡기는 느낌이 드니 이상한 생각까지 드네요.
이제 나이 먹은 표시가 나는 건가?
그동안 운동량이 부족하였던 것인가? 하여간 여러 계단
을 올라 서니 아무렇지도 않은 것을...
연록색으로 갈아 입은 나무들은 따스한 햇볓으로 빛을
발하고 푹신한 오솔길 옆으로 밀고 나오는 새 순들은
이미 입을 여러 겹으로 벌리고, 이름 모를 조그만 야생
화들은 제각기 멋을 살려 활짝 기지개를 펴고 있었습니
다. 언덕을 조금 오르니 칠갑문으로 가는 아스팔트
길을 만납니다. 그 길을 따라 칠갑문을 통과하자 마자
앞으로 가는 아스팔트 길 말고 우측으로 넓은 대로가
나타납니다. 포장하지 않은 산길이지요. 칠 갑 문
칠갑문 옆 이정표
차가 오르내릴 만큼 잘 다듬어진 길이 정상 밑까지 이
어져 있더군요.
대로 같은 등산로
신작로 걸어가듯 친구들과, 또는 선후배들과 주거니 받
거니, 세상 살아가는 이야기, 이웃나라 이야기, 여행이
야기 등등 호호,하하 신들 났습니다.
또한 우리들의 앞뒤로 뛰어다니는 우리들의 진사님들,
11회 권오인님, 15회 이준선님, 25회 이강혁님, 무척
바쁘죠.
진사들의 향연
너도 나도 좋은 배경 만나면 한컷 찍느라 바쁘고...
칠갑문 얼마 지나지않아 오른쪽에 충혼탑이 나타납니 다.
그냥 지나쳐 꽤나 지났을가, 또 오른쪽에 정자를 지어
놓았는데 2층으로 된 이 정자를 자비정이라고 한 다네요.
평평한 길 옆이 다 쉼터인데 굳이 정자를 만들 었어야
옳은 것인지 모르겠군요.철갑문에서 정상까지 3km라 하
였는데 벌써 정상 다 되었습니다.
칠 갑 산 표 지 석
561m 정상에는 이미 도착한 아우님들로 꽉 차 있었고,
표지석과 함께 한 흔적이라도 남기려고 너도 나도 표지
석 안고 포즈 취하랴, 후렛쉬 터트리랴,시장바닥 저리
가라 입니다. 산신령께 제사 지내기 위해 만들어 놓은
상석에서는 선후배님들 섞여 정상주 기우리느라 정신
없읍니다. 5회 선배님들 중 정명호님, 서상희님, 권인
안님 삼인방은 특수부대 요원 같다고들 합니다.
적지않은 연세에 하루 25km 강행군을 하지않나, 백두대
간 1박 2일이나 2박 3일 행군을 하지않나, 정말 놀라운
분들 이십니다. 그 5회 분들과 정상의 오붓함을 나누는
동기들을 남겨 두고 먼저 하산하기로 하였습니다.
장곡사 쪽으로 하산하는데 역시 3km라고 하는 군요.
하산 방향과 거리 안내판
하산길은 대로는 없고 다른 산과 마찬가지의 등산로로
정비되어 있었습니다. 철갑문에서 정상으로 오르는 길
은 지도에 "산장로"라 하였고 장곡사로 내려가는 길은
"사찰로"라고 지도에 표시되어 있었습니다.
수풀 사이로 나무들이 뿜어내는 향기를 맡으며 천천히
내려왔습니다. 곳곳에 목침으로 층계를 만들어 놓아,
목침을 딛고 내려가기도 하고, 흙길도 밟기도 하면서
부담없이 내려갑니다.
하산 방향과 거리 안내판
한참을 내려오는데 25회 이강혁님이 혼자 내려가고
있더군요. 제고넷 관리자이며 허브유 인터넷 신문을 운
영하는 이강혁님을 제고인들은 모르는 사 람이 없겠죠.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걷다 보니 어느덧 장곡사가
내려다 보이는 언덕까지 왔습니다.
언덕에서 내려다 보이는 장곡사.
장 곡 사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대웅전이 둘인 장곡사는 어느
다른 절에 뒤지지않는 운치를 보듬고 있었습니다.
절이 있는 계곡으로 내려가 절 위치를 살펴 본 다음 하
대웅전을 먼저 찾았습니다.
고려말에 제작된 금동약사불 좌상(金銅藥師佛坐像;보물
337호)이 주불로 모셔져 있으며
금동약사불 좌상(金銅藥師佛坐像;보물 337호)
상대웅전에는 신라말 혹은 고려초에 제작된 철불좌상이
있는데 주불인 비로자나불은 좌대가 오른쪽 약사불 좌
대보다 못해서인지 보물 174호로 지정되었고(철조 비
로자 나불 좌상 부 석조대좌;철로 만든 비로자나불의
앉은 모습과 돌로 만든 앉는 자리), 오른쪽 약사 여래
는 석조대좌가 잘 만들어서 인지 국보 58호(철조 약사
여래 좌상 부 석조대좌)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철조 비로자나불 좌상 부 석조대좌(보물 174호)
철조 약사여래 좌상 부 석조대좌(국보 58호)
약사여래는 항마촉지인을 하고 있어 석가모니불로
볼 수 있으나 전에 약합을 들고 있었다하여 약사불이 맡
는다고 합니다.(지금은 약합을 다시 언져 놓았습니다.)
왼쪽에는 아미타불이 있는데 인증을 받지못해서 비지정
문화재로 남아있다고 합니다.
상대웅전 안에 있는 아미타좌불ㅡ비지정 문화재상대웅전은 맞배지붕을 한 고려말 건물로 다른 곳의 건
물(특히 무위사 극락보전)들은 국보감인데 이곳은 뒤늦
게 수리한 흔적들 때문에 국보급보다 낮은 보물 162호
로 지정 되었고, 하대웅전은 보물 181호로 지정되어 있
습니다.
상 대 웅 전(보물 162호)
하 대 웅 전(보물 181호)
장곡사에는 이조 18대 현종 때 제작하였다는 미륵불괘
불탱(가로 5.6m, 세로 8.7m)이 보관되어 있는데 국보
300호 입니다.
괘불탱은 절의 법회나 큰 집회가 있을 때 사용하는 것
이기 때문에 평상시는 볼 수가 없습니다.
미륵불 괘불탱(국보 300호)(퍼 옴)
장곡사를 뒤로 하고 일주문 밑 동네에 있는 음식점으로
향했습니다. 1시 30분 되었을 겁니다.
집행부에서 예약한 집에 도착하여 동동주에 산채비빔밥
으로 허전했던 뱃 속을 채우니 아무런 부러움도 없었습
니다. 식사를 하면서 산우회 행사 시작. 푸짐한 선물도
여러 동문들에게 나누어주니, 님도 보고 뽕도 따고...
(에헤라 좋네.)
우리를 가르쳐 주신 은사님들도 몇 분 계셨고(선배님이
자 은사님), 동기인 윤낙영님은 후배들의 은사가 되어
제자들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있었습니다. 남은 음식을
안주 삼아 일배 이배 넘어가는 순간을 아쉬어 하며 돌
아오는 버스에 몸을 실었죠.
가을 산행 때 다시 만날 것을 약속하면서...
그리고 청양은 어느 마을이나 장승이 흔하다고 합니다.
그래서 인지 이곳에 장승공원을 조성하여 놓았더라구요.
주차장 가까이 있는 장승공원
주차장 가까이 있는 장승공원
주차장 가까이 있는 장승공원
돌아오는 시간은 웬일인지 차가 하나도 막히지 않아 목
적지 상계동에 제시간에 돌아왔습니다. 오늘 수고하신
총동문 산우회 김광수 회장님 이하 집행부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2007년 4월 29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