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탐방

2009년을 마감하면서ㅡ2. 변산반도와 새만금방조제

야정(野停) 2009. 12. 7. 13:55
하루를 푹 쉬고 채석강 앞 식당에서 콩나물밥으로 아침
식사를 한 다음 채석강으로 내려갔다.
이태백이 중국 난징(南京)에서 멀지않은 양쯔강 줄기에
서 물에 비친 달을 잡으려다 빠져 죽었다는 채석강과 비
슷하게 생겼다 하여 이름 붙여진 곳으로 퇴적암층이 해
안가따라 시루떡 쌓아놓은 모양을 하고 있는 절벽이다.
변산반도 서쪽 끝 격포에 자리하고 있으며 조금 위쪽에
적벽강이 자리하고 있다. 적벽강 역시 형태가 비슷한 퇴
적암으로 중국 양쯔강 상류에 있는 지역으로 송나라 소
동파가 물놀이 하였던 곳과 비슷하다 하여 붙여진 이름
이다. 비슷한 스타일이라 적벽강은 가지않고 내소사로 
가기로 했다

어제 밤에 지나온 해안도로를 따라 상록해수욕장, 모항 해수욕장을 지나니 길 옆으로 호랑가시나무 군락지가 있 다. 사방 10여 m로 둘레가 쳐진 울타리 안쪽에 보호되 고 있었다. 부안군 도청리에 있는 이 놈은 천연기념물 122호로 지정되어 있다 한다. 남쪽에서 자라고, 변산반도가 북방 생장 한계선이며, 관 상수로 많이 심으며 성탄절 장식으로 많이 사용되고 있다. 크리스마스 카드에 많이 들어있는 나무와 열매가 바로 호 랑가시나무이다. 토속적으로는 집안에 마귀의 칩입을 막기 위해 음력 2월 1일 호랑가시나무 가지를 꺽어 물고기와 같이 문 앞에 매다는 습관이 있었다 한다. 호랑가시나무 군락지를 지나 진서면에서 내소사로 들어 갔다.내소사는 백제 무왕 633년에 혜구두타스님이 창건 한 절로 소래사로 부르다 임진왜란 이후 내소사로 부르 기 시작한 것 같다고 한다. 입구에 들어 서면 600여 m 에 이르는 전나무 숲이 장관이다.

향이 진하게 뿜어 나오는 곳으로 산림욕의 상쾌함을 느 낄 수 있는 곳이고, 다음으로 벗나무 길이 나타나는데 봄에 화려하게 피어있는 벗꽃들의 향연 또한 가본 분들 은 다 알 것이다. 천왕문 들어서면 1000년 묵은 느티나무가 있고 일주문 밖에는 700년 묵은 느티나무가 있는데 할아버지, 할머 니 나무로 칭하기도 한다. 고려 동종이 보물로, 관음봉 밑에 자리한 대웅전이 보물 로 지정되어 있다. 단청이 풍파로 다 지워진 대웅전은 소박하면서도 우아함이 숨겨저 정감이 느껴지는 듯 나무 결이 반들 반들하다.

대웅보전의 꽃잎 문살은 다른 곳에서 찾아 보기 어려울 정도로 독특하여 그 예술성이 뛰어나다고 한다. 통나무를 파서 홈을 만들고 꽃을 조각하고, 법당 쪽에서 보면 꽃무늬 그림자는 보이지 않고 네모꼴 살그림자만 나 타나게 조각한 특이한 조각품이다.

또한 삼존불을 모신 불단 후불벽면에 백의관음 보살좌상 이 가득히 그려져 있는데 이 벽화는 국내에 남아 있는 백의관음 보살좌상으로는 제일 큰 것이어서 귀중하고,또 한 관음보살의 눈을 보고 걸으면 눈동자가 따라온다. 그 눈과 마주보며 소원을 빌면 소원이 성취된다고 한다. 대웅전 내부에는 오포(기둥 위로 가로 지르는 보를 받치 는 것이 포)로 되어 있는데 한 쪽에 4개의 포는 끼어 있는데 한곳에는 구멍만 있고 포가 끼워져 있지않았다. 이는 옛날 목수가 일하는데 심부름하는 스님이 작난 삼아 하나를 숨기는 바람에 그리 되었다고 한다. 그 후 화공에게 단청을 시켰는데 단청이 끝날 때까지 내 부를 보지 말라는 화공의 부탁을 그 스님은 호기심에 살 짝 열어 보았다나 어쨌대나. 순간 산울림 같은 호랑이 울음소리가 들리면서 새(관음조)가 날아가 버렸다고 한다. 그 후 법당 안에는 큰 호랑이가 죽어 있었다고... 현재 법당 오른쪽 위에는 채색되지 않은 부분이 남아 있 다. 1633년 청민선사는 대웅전 증축 후 어디론가 자취를 감 추었다고 하는데, 그러면 대웅전 내부를 채색한 것이 거 의 380여 년 되었다는 것인가? 외부는 단청 흔적이 남아 있으나 풍화작용으로 거의 다 지워져 있는데 이는 내부 단청이 오래되었다는 것을 증 명하기 위해 일부러 단청을 하지 않은 것일까? 보물로 되어 있는 영산회 괴불탱화가 관음좌상 밑에 말 아서 보관되고 있었다. 전에도 말했지만 전라도 지방의 사찰 현판이 대부분 이광 사의 글씨로 되어 있는데 이곳도 예외는 아니란다. 내소사 떠나 변산온천 산장으로... 반계선생 유적지를 넘어가야 하는데 그만 지나쳐 유천리 도요지까지 30번 도로로 가다가 23번 국도를 타고 상서 면까지 가서 736번 도로를 탔다. 내변산 경치를 구경하고 지나간다고 하는 것을 멀리 돌고 말았다. 736번 도로는 내변산을 관통하는 도로이다. 중간에 미선나무 군락지가 있는데 모르고 그냥 지나갔다. 새만금 전시장을 지나 변산온천 들어가는 곳으로 가니 바지락죽을 전문으로 하는 식당들이 즐비하다. 부안에서는 백합죽과 바지락죽이 별미라나. 백합죽은 부안읍내 계화회관으로 가야하고 바지락죽은 변산온천산장을 추천하는데 우리는 백합죽은 생략하고 바 지락죽을 택하기로... 입구의 많은 가게를 제치고 깊숙히 들어가니 변산온천 산 장이 나온다. 전에는 온천을 운영하였으나 지금은 음식 점만 한다고 한다.

"사람이 죽을 기다릴 지언정 죽이 사람을 기다려서는 안 된다"는 말이 있다. 이 식당은 이 금언에 충실하여 미리 해두지않고 주문이 들어오면 그제서야 불린 쌀을 바지락 육수에 녹두, 수삼, 당근, 조개살 등을 넣고 푹 끓인다. 묽지도 되지도 않게 쌀알이 퍼져 각 재료들의 향이 뿜어 나오는 구수한 맛이 정말 일품이었다. 바지락죽에 갓김치를 올려 먹기도 하고 무장아찌, 묵은지, 오징어젓도 한결 입맛을 더 돗군다. 오이, 파, 양배추 등 여러 채소에 조개살을 무친 바지락회 무침도 감칠 맛 이 난다. 점심을 끝내고 새만금 전시장으로... 군산과 부안을 33km 제방으로 막아 여러 부대시설로 꾸 밀 방조제길을 차로 달렸다. 아직 개통되지 않았지만 특 별시찰 형식으로 방조제 중간에 있는 33쎈터에서 브리핑 을 듣고 전망대로 올라 주위를 관망하였다. 세계에서 유례를 찾을 수 없는 제일 큰 방조제로 계획대 대 모든 공사가 끝나면 큰 변화가 올 것같은 예감이 든다.

신 시 배 수 갑 문
여의도의 160배 면적이라니 정말 대단히 넓은 땅이 아니 겠는가? 33km를 차로 지나는데도 오랜 시간이 걸리는 길. 우리는 군산 쪽으로 나와 서해안 고속도로를 타고 서산시 옛 읍 내지역으로 들어가기로 하였다. 서산 중심가에 있는 삼 기식당을 그냥 지나칠 수 없다나... 전번에 먹은 꽃게장을 잊을 수가 없어 삼기식당에서 저 녁을 먹고 가기로 했다. 삼기식당 꽃게장은 봄에 게를 어리굴젓으로 담근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짜지않은 것이 특징이다.

이상을 끝으로 이번 산행과 맛기행을 마친다. 다음은 내년 1월에 경상도 밀양 가지산으로... (2009년 12월 2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