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 안인진리에는 괘방산이라는 산이 낮으막하게 동해안
을 따라 흘러내리고 있다.
괘방산은 옛날 과거에 급제하면 이 산 어딘가에 두루마기
에다 급제자의 이름을 쓴 방을 붙여 마을 사람들에게 알
렸다는 데서 생긴 이름이라 한다.
또한 1996년 강릉 대포동으로 북한 무장 공비들이 잠수
함을 타고 침투한 사건이 있었던 곳으로 그 이후 강릉시
에서 안보 체험 등산로로 정비하여 개방시켰다.
월남 참전 전우회 강릉 남부 지회에서 운영하는 해돋이
등산로 휴게실을 산행 기점으로 오른쪽에 있는 통나무 계
단길을 오른다. 66개의 계단을 오르면 처음부터 숨이 턱
까지 차 오르게 마련이다.
계단길을 올라 선 다음 남쪽으로 능선을 이루며 산을 오
르게 된다. 대략 1시간 정도 능선길로 오르다 보면 첫째
봉우리를 만나는데 258m 봉우리로 행글라이더 출발지(활
공장)라고 한다. 이곳은 전망이 좋아 해돋이 전망대로도
많이 이용된다고 하기도 하고...
저 아래 안보전시관이 한 눈에 들어오고 전시된 비행기
도 보인다.
행글라이더장에서 밑 안보전시관을 배경으로
북 쪽 해 안 가
넓은 공터에서 휴식도 하고 간식도 먹어가며 동해를 가슴
깊이 담는다. 행그라이더장을 뒤로 하고 앞 봉우리를 향
해 전진하니 일명 괘방산성터라 부르는 고려산성터에 다다
른다. 산성이라야 흩어진 돌들을 보고 산상터라 하며, 이
돌들을 모아 케인(cairn; 피라미드로 쌓아놓은 것)을 두
개 만들어 놓았다.
고려산성에 있는 케 인(cairn)
산성터에서 계속 남쪽 방향으로 가다 보면 삼우봉(342m)
정상.
이곳에서 북서쪽 방향으로 백두대간을 이루는 고루포기산
∼능경봉∼대관령∼선자령이 한눈에 들어 온다.
특히 선자령의 풍차가 더욱 선명하게 반짝거리는 것 같다.
서 쪽 백 두 대 간
이곳에서 왼쪽으로 방향을 틀어 산을 내려가면 잠수함 전
시장을 만나게 된다. 그러나 우리는 바로 직진하여 앞에
보이는 T.V송신탑이 세워져 있는 괘방산으로 향한다.
괘방산 정상은 T.V방송국 송신탑이 세워져 있어서 지날
수 없고 우회하게 되어 있었다. 계속 능선을 따라 오르
내리며 당집으로 표시된 이정표따라 전진한다.
이곳은 서울 만큼 눈이 많이 오지 않았으나 음지는 눈이
쌓여 있고 양지는 벌써 다 녹아 진창을 이루고 있었다.
일행 중 여러 명이 진창에 엉덩방아를 찧어 웃음 바다를
만든다. 석탄끼가 있는지 거무스름한 흙에 엉덩방아를 찧
으니 얼마나 가관이겠는가?
눈이 많이 쌓였으면 아이젠을 찰텐데 그럴만한 조건도 되
지 않으니...
다시 왼쪽으로 능선을 타다 183봉에 이르러 괘방산을 뒤
돌아 본다.군데 군데 볼록 볼록 봉우리져 이어진 능선이
파란 바닷가와 어우러져 멋진 화폭을 이룬다.
이제부터는 동해바다를 향해 하산하는 길만 남았다.
멋스럽게 뽐내는 썬크루즈 호텔을 바라보며 정동진으로 내
려 선다. 정동진에 있는 배 모양의 썬크루즈 호텔은 외관
상 얼마나 멋스러운지 한번쯤 묵어보고 싶은 곳이다.
썬 크 루 즈 호 텔
정동진 공영주차장에 우리를 싣고 갈 버스가 대기하고 있
다. 버스 옆에서 준비해 간 떡꾹으로 허기를 달래 본다.
다시 가슴을 펼쳐 동해를 품으니 오늘의 피로가 모두 눈
녹듯 사라져 버린다. 전체 산행길이 9km, 산행 시간 3
시간 30분.
트래킹 코스로 안성 맞춤이라 생각이 든다.
부언하고 싶은것은 위의 지도에는 괘방산이 399m로 표시
되어 있지만 백과사전에는 339m로 표시되어 있어 어느
것이 맞는지 모르겠다.
T.V 송신탑은 제일 높은 곳에 세웠다면 342m인 삼우봉
보다 높아야 한다, 그렇다면 399m가 맞는 것 같다.
(2010년 1월 17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