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기

천태산(天台山)과 영국사(寧國寺)

야정(野停) 2010. 9. 30. 22:27

천태산, 왜 충북의 설악이라 부르는지 직접 탐방하여 보기로 하였다. 천태산은 영동군에 있는 715m의 나즈막한 산이지만 산림청 지정 100대 산에 들어 간 이유가 무엇인지 직접 확 인하여 보자. 우선 충북 청원군 이원면을 지나 영국사 주차장에 차를 세운 다. 7시에 출발한 버스는 주차장에 10시에 도착, 준비를 마 친 후 10시 20분 주차장을 출발한다. 천태산은 4개의 등산로가 있지만 B코스는 휴양림 보호지로 폐쇄시켰기 때문에 A코스로 올라 D코스로 내려오기로... 주차장을 출발해 작은 공터까지 가면 오른 쪽에 "충북의 설 악 천태산 계곡"이라는 비석이 있는 데 그 옆을 지나 숲길 을 만난다.

그 숲길을 5분 정도 오르면 길로 삐죽하게 튀어 나온 삼신 할매바위를 만난다.

삼 신 할 매 바 위
계속 조금만 오르면 삼단 폭포(과거 용추폭포). 넓은 바위를 타고 내려오는 물 줄기가 바위를 덮고 내려오며 삼단을 이루고 흐르는데 수량에 따라 꽤나 웅장하게 뻗칠 것 만 같다.

삼 단 폭 포
더 진행하면 고갯마루를 오르고 그곳에 간이 매점이 있고, 영 국사 때문인지 입장료를 받는다. 영국사로 들어 서는 길에는 그동안 다녀 간 산악회 리본을 수거해 매달은 리본길을 지난다.

리 본 길
100여 m의 리본길을 지나 조그만 다리를 건너면 1000년 묵은 은행나무를 만난다. 은행나무 주위는 펜스를 쳐놓아 들어갈 수는 없지만 나무 밑이 여러 명이 둘러도 채우지 못할 정도로 크다. 한 가지는 늘어져 땅에 닿은 바람에 뿌리를 내리고 다 시 싻이 돋아 새끼나무가 자라고 있었다.

은 행 나 무

뿌리 내린 가지
주차장에서 이곳까지 20분 정도, 주차장이 180여 m 고도를 이루고 있었고 정상은 715m. 높이나 거리나 별스럽지 않은 것 같은데 암벽이 우리를 반겨 준다고 하니 기대할 수 밖에. 절 오른 쪽에 A코스 이정표가 있으며 정상까지 1370m라 표 기되어 있다. 보통 1시간 반 정도 걸린다고 하고... 산으로 다시 들어서 묘지를 지난 다음 얼마 가지 않으니 완 만한 경사에 로프가 나타난다. 이 천태산은 암벽과 로우프 와의 싸움이라 하더니 일찍부터 우리를 테스트하는 것 같다. 30여 m 경사를 로우프에 의지해 지나니 곧 다른 로우프가 앞을 가리고...

다 오른 것 같다 싶더니 70도 이상의 경사에 꽤나 긴 로우 프(대략 75m)가 앞을 또 다시 막아 사람들이 지체되고 있었 다.

이 바위를 오르면 고도가 620m를 지난다는데 남자고 여자고 힘에 부치는 건 사실. 나도 다리가 다 아프다. 암벽을 다 오른 다음 옆으로 돌아 안전한 등산로로 계속 진 행하기만 하면 되는데 계속 오르기만 하니 힘들고 숨차고... 마침네 715m 정상에 올랐지만 사람도 많고 넓지도 않아 다시 뒤돌아 내려와 좀 넓은 곳에 자리를 핀다. 우선 점심을 해결하고 떠나야 하기 때문에...

오르는데 1시간 반 걸린다고 하는데 지체되어서 인지 2시간 정도 되는 것 같다. 식사 끝내고 D코스로 하산길을 택한다.

특이하게 생긴 굴참나무
능선을 타고 내려와서 그런지 전망이 무척 좋다. 멀리 덕유산도 보인다고 하는데 어떤 봉우리인지 잘 모르겠지 만 확 트인 조망에 가슴까지 후련한 이 능선을 어찌 안 지날 수 있겠는가?

멀리 덕유산 봉우리?

능선에서 내려다 본 영국사

능선따라 내려오다 보니 어느 덧 남고개.

남 고 개
이곳에서는 거의 평지로 왼쪽에 있는 영국사를 향한다. 불교 조계종 5교구 법주사의 말사로 신라 30대 문무왕 때 창건하였다고 하고 12c 고려 19대 명종 때 원각국사가 중창 였으며 공민왕 때 홍건적의 난을 피해 이원(伊院) 마니산성 에 머물며 이 절에 기도드린 후 국란을 극복하여 나라가 평 온하게 되었다 하여 영국사(寧國寺)로 고쳐불렀다고 한다. 영국사 3∼400m 전에 갈라지는 길이 있는데 왼쪽으로 들어 서면 왼쪽 높은 둔턱 위에 부도가 하나 있다. 이 부도가 팔각원당형 부도로 원각국사의 사리를 영국사에 모셨다는 기록이 비문에 남아 있는 것으로 추정해 원각국사 부도로 추정한다고 한다. 이 영국사 부도는 보물 532호로 지정되어 있다.

영국사 부도(보물 532호)
대략 50여 m 더 영국사 쪽으로 가면 원각국사비가 비각 속 에 보존되어 있다. 비문 글씨는 우리 눈에 보이지도 않지만 그저 보물 534호로 지정되어 있다는 것으로 그 몸값을 추정 할 밖에...

원각국사비(보물 534호)
원각국사는 고려 19대 명종 때 입적하여 국가로 부터 원각 국사라는 칭호를 받았고 영국사에 유골을 모셨다 한다. 비석 있는 뒤쪽에 원구형 부도와 석종형 부도가 있는데 누구 의 부도인지 모르며 국가 보물로 지정되지는 못하고 지방문화 재로 지정되어 있었다.

원구형부도(지방문화재)

석종형부도(지방문화재)
곧 바로 영국사 영내로 들어 서면 대웅전 외에 몇몇 전각이 자리하고 있다. 이곳 대웅전에는 석가모니불을 주불로, 관세 음보살과 지장보살이 협시불로 안치되어 있는 것이 특이하다. 대웅전 앞에 서있는 삼층석탑은 보물 533호로 지정되어 있 다. 기단이나 탑신부, 보주까지 균형이 잘 갖추어져 있고 모서리가 그런대로 잘 보관된 깔끔한 작품이라 평가된다.

삼층석탑(보물 533호)
절에서 나와 입장료를 받던 곳까지 내려와 오른쪽으로 방향 을 틀어 작은 봉우리로 오른다. 이름하여 망탑봉. 망탑봉에는 망탑이 보물 535호로 지정되어 있다.

망 탑(보물 535호)
망탑 자체는 특이한 점이 없지만 바닥 큰 돌을 네모지 게 만 들어 그 위에 탑신과 지붕을 만들어 놓았는데 기단이 특이하 여 보물로 정하지 않았을까 생각하여 본다. 망탑 옆에는 상어 모양의 바위가 있어 흔들바위라고 하는데 수단이 없어서 인지 흔들리지가 않았다.

상어 모양인 흔들바위
망탑봉을 내려와 계곡에서 발을 식히고, 계곡을 따라 내려오 면 진주폭포 상단 암반지대를 지난다. 진주폭포 삼거리를 벗 어나면 처음에 산으로 오르던 길과 만나고 곧바로 주차장에 도달하게 된다. 대략 4시간 반동안 산행하고 보물 4점이나 보유한 영국사 탐방으로 일정을 마친다. 문화재까지 보유한 영국사와 함께 천태산은 역시 산림청 지정 100대 산에 들어 갈 만큼 아기 자기하고 아름다운 산이었다. (2010년 9월 2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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