습도가 높아 몹시 무덥고 찜통같은 요즈음 날씨는 내 살아오 면서 처음 느껴보는 듯하다. 워낙 과거의 고통도 세월이 지나면 아름다운 낭만으로 기억되 기 때문에 지금이 항상 처음 느껴보는 듯 하지만... 아무튼 무더운 여름을 피할 수 있는 물놀이를 인제 내린천으 로 가자고 한다. 내린천은 10여 년 전에 다녀온 적이 있지만 휴일 날 하루 다 녀오는 데는 별 무리가 없을 것 같아 떠나기로 했다. 우선 인제군 응봉산에 있는 자작나무숲을 먼저 탐방하기로 한다. 인제에는 응봉산이 두 군데 있는데 남면 수산리에 있는 것도 있고 원대리에도 있으며 두 군데 모두 자작나무숲이 있다 한 다. 우리는 원대리에 있는 자작나무숲을 탐방하기로 한단다. 44번 국도를 타고 인제 방향으로 가다가 38대교 주위 남전 리에서 우회전하여 원대리 가는 길을 택한다.원대교 가는 중 간에 "원대리 자작나무숲" 입구에서 하차하여 탐방을 시작 한다. 9시 20∼30분이나 되었을까? 길이 깔끔하게 포장된 산으로 따라 오른다. 탐방 시작 지점의 감시초소 고도가 500여 m. "속삭이는 자작나무숲"이라는 정상 산림욕장까지 3.2km란다.
입구에 있는 아이올라 펜션 입간판 입구에서 100여 m 오르면 말들이 많이 매여 있다. 말을 타고 산을 돌아보는 여정을 위한 곳인가 보다. 원대리 자작나무숲은 산림청에서 30여 년 전에 식재한 곳으로 여의도 두 배 면적에 69만 그루를 조림해 관리해 오는 곳이라 한다. 나무껍질을 벗겨 불을 붙이면 껍질에 함유된 기름 성분 때문에 타는 소리가 자작 자작난다고 하여 자작나무라 한다나. 북유럽, 시베리아와 같은 추운 지방에서 주로 자라는 자작나 무는 잘 썪지않고 단단하여 건축 자재로 사용되고 껍질은 폐 염과 편도선염 치료제로 사용되며 수액을 마시면 무병장수한 다는 이야기도 있다.충치 예방에 쓰이는 자일리톨 성분이 듬 뿍 들어있다고 한다. 전에 카나다 록키산맥을 여행할 때 온 산이 삼나무와 자작나 무로 덮여있고 다른 나무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던 기억이 떠오른다. 작년에 개장한 "속삭이는 자작나무숲"으로 오르자면 완만한 임도를 천천히 산책하면서 걸으면 된다.
벌써 소문이 퍼졌는지 제법 많은 사람들이 산행도 하고 하이 킹도 한단다. 1박 2일 방송팀이 다녀간 후로 더 소문이 난 것 같다. 이 길로 5km 정도 가면 아이올라 펜션이 있다. 산 상의 들국화 향기가 깃든 곳이라 선전하는 것을 보니 야 상화 께나 심어 놓은 듯... 길 옆으로 가을 야생화들이 제법 많이 보인다. 흔해 빠진 달맞이꽃이 제일 먼저 반긴다. 너무 극성스럽게 퍼지니 개망초, 돼지풀과 함께 생태 교란식 물로 지정되어 찬밥 신세가 되고 있다.
달 맞 이 꽃 아무튼 달맞이꽃(월견초)의 씨앗이 참깨 씨앗 매달리 듯 열려 있으니 얼마나 많이 퍼지겠는가? 달맞이꽃 종자유는 혈행개선,고지혈에 쓰이는 약으로 지금도 많이 사용하고 있다. 벌써 가을 문턱에 와있는지 금마타리가 노란 봉오리를 하늘 높이 쳐들고 있었다. 물론 뚝갈도 같이 하늘로 향하고 있지 만... 소나기는 내리지않는 청명한 날에 금마타리를 한 웅큼 따다가 누구에게라도 바치고 싶다. 황순원의 소녀는 없지만...
금 마 타 리
금 마 타 리
뚝 갈 마타리는 황화패장, 뚝갈은 백화패장이라 하여 소염제로 어 혈이나 고름 빼는데 사용한다.뿌리를 말릴 때 간장 썪는 냄새 가 난다고 하여 패장이라고 한다. 우리 키만한 구릿대가 겹산형꽃차례(겹우산모양)로 우산 펼치 듯 하늘로 꽃봉오리를 펼치고 있다. 만개하려면 아직 10여 일은 더 지나야 할 듯...
구 릿 대 구릿대의 뿌리를 말린 것을 한방에서 백지(白芷)라고 하는데 감기, 몸살 등의 진통제로 이용된다. 속이 빈 줄기로 되어 있고 어릴 때는 나물로 먹기도 한다. 쉽사리가 보인다. 한방에서 택란이라 부르는 쉽사리는 뿌리는 강심, 이뇨, 생리통에 쓰인다고 한다. 봄에 어린 잎은 나물 로 먹는다. 등골나물도 있고...
등 골 나 물 임도를 천천히 오르니 길 주위에 있는 야생화에 더 관심이 갈 수 밖에 없다. 3.2km에 다달으니 고도 대강 800 정도. 속삭이는 자작나무숲이라는 표시목이 있고 그 밑으로 정자 를 지어 교육장으로 쓰이고, 또한 자작나무로 움집을 만들 어 놓았다.
주위가 온통 하얀 나무껍질로 된 자작나무 뿐... 순백의 기둥들이 감싸도는 순박한 산 상에 외로이 서서 하 늘만 바라본다.
이곳 원대리 자작나무숲은 워낙 교육 목적으로 조성하여 놓 아 자연에서 숲에 대한 이해와 자연의 고마움을 배우고자 만들었다 한다. 우리는 정자 주위에서 간단하게 준비한 간식물들을 풀어놓는 다. 간단하게 식사 끝내니 12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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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시에 내린천에서 래프팅이 예약되어 있어 서두르지 않으면 않된다. 내려오는 길에 모싯대를 만났다. 봄에 어린 잎은 나물로 먹으며 가을에 뿌리를 캐서 굽거나 날것으로 먹으면 눈이 밝아진다고 한다. 뿌리를 햇볓에 말린 것을 한방에서 제니라고 하며 해독, 종 기치료, 거담 등에 쓰인다.
모 싯 대 임도를 하이킹하는 정도이지만 워낙 더운 한 여름 날씨라 더위를 피할 수는 없다. 하이킹을 시작한 입구까지 되돌아와 우리들의 버스를 타고 내린천으로 향한다. 일요일이라 많은 사람들이 먼저 와서 기다리는 바람에 예약 된 시간보다 좀 늦어진단다. 그러나 시간은 점점 흘러 3시가 넘으니 모두 야단들이다. 골프장에서 새치기 때문에 티업 시간이 늦어져 마침내 라 운딩을 다 하지 못한 경우가 있었는데 여기에서도 마찬가지 현상이 일어나는 듯하다.
우리들의 래프팅은 직접 찍지 못하여 다른 이미지를 퍼옴 마침내 한계치가 넘어 래프팅을 포기하자고 왈가왈부할 즈 음(거의 4시) 준비가 되었으니 출발하자고 한다. 모두 화가 났었지만 그냥 참고 래프팅을 하기로 하였다. 내린천에는 원대교에서 출발하는 코스와 원대교 상류에서 출발하는 두 가지 코스가 있는데 우리는 조금 안전한 상류 코스를 택한단다. 나는 전에 원대교에서 출발하는 코스로 래프팅을 해보았는 데 그리 어려웁거나 두려운 코스가 아니라고 생각하였는데 이번 팀의 리더들이 안전을 위해 상류의 B코스로 결정하였 다 하니 따를 수 밖에... 대략 2시간 이상 8명이 한 조가 되어 패들링해가며 강을 따라 내려간다.
더운 여름,시원한 물을 튀기며 물살을 헤쳐 내려가는 그 스 릴. 오랜 시간 기다렸지만 그래도 보람있게 래프팅을 끝내 니 온 몸이 상쾌하다.
흐르는 물이 잔잔하면 물 속으로 넘어 뜨리고 빠지고 하는 데 우리 팀은 여자들이 질색을 해 그냥 조용히 내려왔다. 원대교에는 짚트렉(Zip Trek)이라는 레포츠 시설도 생겼 다. 높은 두 기둥에 로우프를 매고 매달려 미끄러져 내려가 는 레포츠이다. 6시 쯤 샤워를 끝내고 그 곳 음식점에서 식사를 한 다음 7시에 서울로 출발. 돌아오는 길이 온통 주차장이라 12시 20분에 집에 도착하였다. 피로한 하루였지만 더위는 잊은 날이었다. (2013년 8월 1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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