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기

국민관광지 1호인 무릉계곡 트레킹

야정(野停) 2016. 4. 22. 22:57

4월 17일 동해, 삼척에 있는 두타산(頭陀山;1353m)을 산 행한단다. 산을 다닌 사람들은 으례 두타산을 다녀왔지만 나는 아직 가보지 못했다. 두타산ㅡ속세의 연을 끊고 불도에 정진하는 것을 두타라고 하는데 산스크리트어에서 나온 말이다. 동해, 삼척에 있는 산이라 아침 6시에 출발한단다. 어제 비 바람이 무척 세게 일었는데 아침에 일어나니 비는 잦은 듯하나 바람은 여전히 거세다. 여주휴게소에 차를 세 우고 버스 옆에서 아침상을 차린다. 역시 바람이 거세게 분 다. 그래도 속을 채우겠다고 국밥을 만들어 식사를 하는 모 습이 피난민 저리가라다. 나는 요사이 속이 불편하여 식사 를 하고 싶은 생각이 없어 차에 그대로 앉아 있었다. 속이 좋지않아 내시경 검사까지 하였는데 항상 듣는 이야기, 위 염이 좀 있단다. 만성 위염이 있다손쳐도 이렇게 거의 두달 가까이 속을 썪이지는 않았었는데... 식사 끝내고 다시 강릉, 동해로 향한다. 동해 시가지 지나 댓재(810m)로 오른다. 산죽이 많아 댓재 (동해, 삼척에서 정선 임계로 넘어가는 고개)라고 불렀다는 곳. 버스가 바람에 기우뚱 기우뚱. 길 위로 뒹구는 낙옆들 이 벌레들이 우왕 좌왕 기는 듯하고, 하늘을 나르는 낙옆은 제비가 날듯 번개가 튀고, 산발머리 를 한 나무는 우듬지를 이리 저리 휘청거려 몸을 가누지 못한 다. 댓재에서 하차하여 서 있자니 덩치 바람이 몸을 밀어쳐 서있을 수가 없다. 몇 몇 회원의 모자가 하늘로 치솟아 팔랑팔랑 날아간다. 나 중에 안일이지만 초속 20m의 태풍급 바람이란다. 도저히 산 행을 할 수가 없다. 가파른 언덕에서 바람에 밀리면 어떤 불 상사가 날지 예상할 수 없는 일.모처럼의 계획이 산산히 깨 어졌지만 다음을 기약할 수 밖에... 아쉬움을 산마루에 묻고 무릉계곡으로 향한다. 국민관광지 1호인 무릉계곡. 버스 주차료가 5000원. 관광지 주위 가게마다 벌써 봄꽃들이 만발해 있다. 화분에 심어놓은 돌단풍, 금낭화, 매발톱 등... 우리 산에 많이 피어있는 야생화로 아름다운 꽃들이다. 12시에 무릉계곡으로 들어선다.계곡에 삼화사라는 유명한 절 이 있어서인지 입장료를 2000원 받는다. 국민관광지 1호로 지정된 무릉계곡은 청옥산과 두타산을 배경으로 형성되어 무 릉도원이라 불리울 정도로 경관이 수려하고 아름다운 곳이다. 이름에 걸맞게 우리 선조들의 발자취가 곳곳에 남아 있는 곳 으로 무릉반석에는 많은 이의 암각서가 남아있다.

무 릉 반 석 그 중 무릉선원(武陵仙源) 중대천석(中臺泉石) 두타동천(頭陀洞天) 이라는 암각서가 유명하나 누가 썼는지는 확실치 않다. 신선이 놀던 무릉도원, 너른 암반과 샘이 솟는 바위, 번뇌조차 먼지처럼 사라져 버린 골짜기란 뜻이란다.

암각서를 별도로 만들어 놓은 곳 100여 명이 동시에 앉을 수있는 암반의 크기는 6600㎡로 암 각서가 곳곳에 있다. 무릉반석 옆에는 금란정(金蘭亭)이 있는데 삼척지방 유림들이 세운 정자로 다른 곳에서 이건된 것이다.

계곡을 따라 조금 오르면 두타산 삼화사 일주문. 삼화사(三 和寺)가 나타난다. 통일 신라 말에 창건되었다고 전하고 삼국을 통일하였다는 뜻으로 이름 지어진 삼화사에는 보물 1277호인 3층석탑이 적광전 앞마당에 있으며 적광전 내에는 신라말에 주조된 철 제 노사나불이 보물 1292호로 지정되어 안치되어 있다.

삼화사를 지나 계곡을 따라 오른다. 왼쪽 단애에 매달린 기송, 설악산 천불동계곡과 무엇이 다를 지? 삼화사에서 계속 계곡으로 직진하지 않고 오른쪽 산으로 오른 다. 관음암 가는 길. 이제부터 산으로 오르는 기분. 산 능선을 가로 질러 직진을 계속하니 관음암이 나온다. 관세음보살을 주불로 모신 암자로 암자 뒤쪽에는 조그만 바위 에 마애불상을 도둘새김하여 놓았는데 이쁘장하니 소담스러웠 다.

관음암 앞 다리에서 가져간 간식을 풀었는데 갑자기 바람이 강하게 불어 정말 놀랐다. 암자에 있는 건설 자재가 날아오르는 줄로 착각하여... 산에서의 점심은 항상 자연을 식단에 얼버무려 먹는 것이었 는데 오늘은 돌풍을 더 얹어 얼버무리는 퓨전이 되는 것이다. 휴식도 끝내고 앞으로 더 전진하니 변기 모양으로 패인 바위 전망대가 있는데 신선바위란다.

신 선 바 위 발 아래 옥류동 계곡이 한 눈에 들어오고 오른쪽으로 병풍바 위 같은 암벽이 우뚝 서서 위엄을 뽐내고 있고 산등성이에 남근이 우뚝 서서 신선바위와 자웅을 맞추고 있다.

쌍폭이 있는 계곡

옥 류 동 계 곡

오른쪽으로 보이는 병풍바위

남 근 바 위 거북바위라는 곳에 눈맞춤하고 쌍폭이 있는 계곡을 내려보니 수려한 자연에 나를 묻어버리고 만다.

거 북 바 위

신선봉과 그 밑에 있는 쌍폭 쪽 어느덧 문간재. 300여 개의 계단을 바위굴을 통해 내려간다. 하늘문이라고도 하는 이 계단은 피마름골에서 부터 시작된다. 피마름골은 임진왜란 때 전사자가 많아 피를 많이 흘렸다고 하 여 이름 붙여졌다 한다. 임진왜란 때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희생되었으면 피마름골이라 하였을까 가슴이 숙연해진다.

그러나 감상에만 젖어 있을 수 없는 일. 계곡을 가로 지르니 쌍폭가는 길과 신선봉으로 가는 길이 있 었다. 700여 m 되는 신성봉까지 다녀오기로 한다. 그것도 봉우리라고 어찌나 바람이 치느지 겁이난다. 바람이 몰아치면 땅에 납작하게 주저앉아 쓰러지지 않도록 조심한다. 신선봉은 두군데 계곡이 합쳐지는 곳에 솟아 있는 봉우리이 다.

신 선 봉 정 상

다시 되돌려 신선봉에서 내려와 무릉계곡에서 박달령으로 가 는 길로 조금 오르니 쌍폭, 조금 더 위에 용추폭포가 있다.

쌍 폭

용추폭포는 3단인데 그 중 1단 아래 주차장에서 빨리 돌아오라는 독촉때문에 발길을 돌려 하산한다. 하산 길에 학소대를 관망하고 바로 하산.

학 소 대 주차장에 4시 도착. 보통 때 같으면 버스 옆에서 상을 피고 마지막 소주 한 잔을 나누는 시간을 갖는데 너무 바람이 심해 상을 피지 못하고 그냥 상경길에 오른다. 가져간 반주는 상경하는 차에서 한잔 하면서 먹는다나... 두타산 산행은 하지 못하였지만 태풍급 강풍 속에서 국민 관 광지 1호인 무릉계곡을 트래킹한 것 만으로도 큰 소득을 얻 은 날이었다. (2016년 4월 17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