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기

진달래 향연이 펼쳐진 고려산

야정(野停) 2009. 4. 22. 16:34

강화 고려산(436m)은 강화섬의 북쪽 중심산으로, 산을 중심으로 사방에서 오를 수 있지만 국화리에서 청련사를 통해 오르는 길이 제일 쉽고 짧은 길이다. 내가면, 하점면, 송해면, 강화읍에 접해 있는 산으로 고 구려 때 연개소문이 태어난 산이라 하며 옛 명칭은 오련 산(五蓮山)이라고 한단다. 고구려 장수왕 때 중국 동진의 천축조사가 이 산에 올라 다섯 색상의 연꽃이 피어 있는 오련지(五蓮池)를 발견하 였는데 이 연꽃들을 하늘에 날려 그들이 떨ㅇ진 곳에 백 련사, 청련사, 적련사(적석사), 황련사, 홍련사를 세웠 다고 한다. 황련사, 홍련사는 없어졌지만 나머지 세 절은 아직까지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이러한 고려산이 정상의 진달래 군락지가 알려지기 시작 하면서 많은 등산객이 찾아들고 있다 한다. 우리가 가고자하는 산행 출발지는 청련사인데, 국화마을 회관에서 청련사 가는 길이 좁아 마을회관 앞에서 차량 을 통제한다고 한다. 통제하기 전에 청련사까지 가기 위 해 우리는 6시에 강화읍에서 만나기로 하였다. 그 시간에 맞추어 나가자니 3시 반 기상하여 준비하고 5시까지 신촌 친구네로 가서 차 하나로 합승한 다음 6 시까지 강화읍 도착. 국화리 마을회관으로, 다시 청련사 오르는 길을 타고 오른다. 정말 2대의 차가 교차하기도 어려운 길이다. 대략 1km 오르니 청련사 주차장. 이곳에 차를 세우고 산 행하기로... 뒷동산 산책하듯 쉬엄 쉬엄 걸으며 가니 삼거리가 나타난 다. 직진하면 백련사, 왼쪽으로 방향 돌려 조금씩 오르니 진달래가 얼굴을 살짝 내밀고 반기기 시작한다. 서울 근교에 있는 조팝나무는 모두 피어 있는 것 같은데 이곳은 지금 겨우 입을 벌리려고 하는 것이 흰밥풀이 매 달려 있는 듯. 생강나무는 벌써 새순을 내밀고 있어서 금방 알아보지도 못하고... 정상에는 군부대가 자리하고 있어 옆으로 돌아 가도록 해 놓았다. 돌아가는 길목에 개나리가 가지를 곧추 세우고 서 있는 군락을 만났다. 혹시 산개나리? 산개나리는 북한산,관악산 기타 경기지방에 있다 하는데 어떤 분은 전라도에서 관찰한 것을 인터넷에 올린 것을 보면 많이 퍼져 있는 것 같다. 일부 가지는 휘어져 있지만 일부는 가지를 바짝 세우고 있는 것이 산개나리 아니면 만리화인데 그것을 동정하기 란 정말 쉬운 일이 아니다. 우선 가지를 꺾어 속을 보니 정확히 사다리를 이루고 있 는 것이 일반 개나리의 속이 빈 것과 확실히 구분되었다. 그러나 만리화, 장수 만리화도 속이 사다리를 형성하고 있 는데 그 조밀도를 구분하라니, 이는 정말 불가능이다. 이곳에 만리화가 있을리 없고 산개나리로 동정하는 수밖에 없다.

정상을 북쪽으로 돌아가니 북쪽 능선에서 정상 가까이 까지 펼쳐져 있는 붉은 평원. 진달래 물결이 이렇게 장관을 이룰 줄은 꿈에도 상상하 지 못했다. 1980년 산불이 나서 모든 나무가 타버린 다 음 그 후로 진달래동산이 되었단다. 곳곳에 사진 작가들 카메라 다리 걸치고 작품 만든다고 렌즈에서 눈을 못 띄고 셔터 눌러 대느라 야단 법석이다. 이른 아침부터 젊은 연인들은 탄성 지르고... 나이 먹은 이 늙은이도 진달래꽃 속에 묻혀 동심으로 돌 아가니 시간 삭혀지는줄 모른다. 나무 층계로 둘러 놓은 화원을 이리 저리 휘돌아 다니다 한쪽 구석에 자리 잡고 앉았다.

멀리 서남쪽으로 외포리가 보이고, 서쪽으로 교동과 창후 리 선착장이 보이건만 북쪽 만큼은 물 위에 안개가 내려 앉아 가늠할 수가 없었다. 오던 길을 되돌아 하산. 절에서 멀지 않은 곳에 개구리갓과 선괭이눈 군락지에서 한참 씨름하고 청련사로 내려 왔다.

개 구 리 갓

개 구 리 갓

개 구 리 갓

선 괭 이 눈

선 괭 이 눈

개구리갓과 선괭이눈이 같이 섞여서

> 호 제 비 꽃
완전 산보하며 즐기며 산행하였기 때문인지 족히 3시간 걸린 것 같았다. 진달래 군락지가 여러 곳에 있지만 고 려산 군락지는 명성 만큼이나 넓고 장관을 이루고 있다고 아니할 수가 없었다. 요새 절이고 가정집 어느 곳이나 꽃잔디(지면 파랭이)를 많이 심어 놓았다. 서양에서 들어 온 식물들로 우리 화단을 꾸민다면 토종은 어디에 자리를 잡고있을 것인가? 꽃잔디를 소개하는 의미에서 한번 올려 본다.

(2009년 4월 25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