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년 만에 우이령
길이 곧 개방된다
고 한다.
2009년 5월 10일.
개방하기 전에 먼
저 걷기대회를 개
최한다고 하여 따
라 나섰다.
양주시 장흥면 교
현리와 강북구 우
이동을 잇는 6.8
km 길이 1968년
김신조 등 북한
124군 부대에 소
속된 특수부대원
31명이 장흥면에서
청와대로 가기 위
해 우이령을 택한
뒤 세검정 고개의
자하문을 지나다
경찰에 발각되어
치열한 교전 끝에
대부분 사살되고
김신조만 생존 되
었던 사건을 우리
국민은 모르는 사
람이 없다. 당시
김신조 침투 루트
가 된 우이령길은 폐쇠되었던 것이 어언 40년.
많은 찬반 여론이 오고간 가운데 기어이 자연탐방로로
개방하기로 하였기 때문에 미리 걷기 대회를 개최한단다.
이는 주로 양주시가 주최가 되어 개최하는 자축행사이지
만 강북구는 반대하는 입장이어서 우이동포럼이 협조하는
형식으로 이루어졌다.
우선 장흥 72사단 올림픽부대 연병장에 모여 식전 행사
후 우이령으로 출발한다 한다.
72사단은 우리 노창현 동기가 부대장이었었고 그곳에서
전역한 부대이어서 제인 산우회는 봄마다 여성봉을 다녀
온 후 시산제를 거행하고 식후 행사를 하던 부대였었다.
그 부대 연병장에 모였다가 우이령으로 넘어오는 행사인
데 이쪽 강북구 주민이나 기타 사람들은 우이동 그린파크
입구에서 출발한다고 한다.
그린파크 호텔 입구에 300여 명이 모여 우이동 계곡으로
출발한다. 주위 음식점들을 지나면 산속 오솔길이라 집작
하였는데 실제로는 차가 지나 다니는 넓은 길이었다.
포장은 하지 않았지만 보도 블록을 깔아 놓아 걷기가 아
주 좋았다.
(위 왼쪽 이미지는 매일경제신문에 실린 우리 일행들)
대략 30여 분 걸으니 경찰 기동대 건물이 숲 속 깊은 곳에
자리하고 있었고, 계속 도로를 따라 오르니 우이령 마루턱
(소귀고개)에 도달한다. 1시간 정도 걸려 오른 소귀고개.
오른쪽 위에는 우이암이 있을 것이고 왼쪽 위에는 상장 능
선 중 육모정으로 내려가는 마지막 봉우리가 있을 것이다.
고개에는 탱크 저지 구조물이 흉물스럽게 놓여 있지만 고
개 넘어 오른쪽에는 오봉이 자태를 뽐내고 있다.
고개 넘어 100여 m 지점에는 넓은 공터가 있는데 양주군에
서 준비한 플랭카드가 걸려 있었고 농악놀이가 한바탕 펼
쳐지고 있었다. 조금 더 내려가면 공수부대 훈련장이 있는
데 양주군에서는 이 훈련장에서 잔치를 치르는지 야외용 텐
트까지 쳐 있었다. 공수부대 훈련장에서 조금 더 내려가면
저수지가 있고 그 밑에 유격장이 있었다. 오봉 산행할 때
내려다 보이는 유격장이 바로 이곳인 셈이다.
이곳에 공수부대 훈련장과 유격장이 있으니 우이령을 다시
개통시키지 않는 것 아닐까?
자연을 보호하고 애끼려면 군부대 훈련장이 가당키나 하단
말인가? 훈련하면서 소리지르고 산을 들쑤시며 훈련할 텐데..
이는 등산객이 지정된 통로로 다니는 것보다 더 자연을 훼
손하는 일이 될 것이다. 그리고 다른 지방에서는 없던 길도
새로 만드는 판에 오래 전부터 함경도에서 한양으로 들어
오던 길을 막아서야 말이 되는가? 서울 주위는 사통 팔달해
야 되는 것인데 자연 보호만 외치면 제일인지?
어떤 것이 국익에 우선하는가가 중요하지 않을까?
새로 길을 만들어 크나 큰 자연 재해를 부른다면 곤란하겠
지만 몇 백년 지나오던 길을 생으로 막아 자연 보호를 찾는
다면 이는 정말 어불성설이다.
차로 이 길을 통해 교현리까지 20분도 안 걸릴 길을 1시간
이상씩 돌아 다녀야 한다면 국가적 손실이 얼마나 크겠는가?
양주군에서 연간 4000억원이 절감된다는 수치를 제시하지
않았는가?
오봉을 눈 앞에 가두고 돌아서는 내 가슴이 정말 답답할 따
름이었다.
몇 십년 보호하였다는 우이령길이 흔한 우리들의 들꽃도 제
대로 보이지 않고 길 옆에 도열한 잡목, 교목들도 특이한 것
하나 보이지 않는다. 노린재나무, 덜꿩나무가 눈에 띄이고,
흔한 병꽃나무가 여기 저기 자리잡고 길 옆에 도열한 국수나
무는 아직 봉우리를 열지 못하고 있었다.
야생화라고는 소귀고개에서 콩제비꽃을 겨우 관찰한 것 뿐. 덜 꿩 나 무 노 린 재 나 무 꽃봉오리 진 국 수 나 무 콩 제 비 꽃기타 관심없이 지나쳐 버린 흔한 풀들이 있지만 특종 식
물도 별로 없고 동물들의 이동 통로나 보호하자는 것인가?
새들은 날아 다니고, 육로로 다녀야 할 동물이 북한산에
얼마나 있다고 수십만 사람들이 피해를 보아서야 되겠는가?
정 그리 자연 보호가 중요하다면 지하 터널을 뚫으면 되지
않겠는가?
쓸데없이 옹고집 부리는 아집덩어리들의 소행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희생되어야 하는 현실이 너무 안타까울 뿐이다.
아무튼 41년간 막혔던 길이 곧 뚫린단다.
5~6월 탐방로 정비공사를 하고 6~7월 개방될 예정이라나.
그러다 보면 머지않아 좋은 소식이 오겠지.
그 때까지 기다려 보는 수 밖에...
(2009년 5월 10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