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기

한북정맥에 속한 복주산 산행

야정(野停) 2009. 6. 24. 16:15

백두대간 한북정맥은 최북단 대성산에서 시작하는데 군사 지역이라 들어가지 못하고 김화로 가는 56번 도로상 수 피령에서 시작한다. 수피령에서 시작하여 복계산 옆으로 지나 칼바위, 복주산, 하오현까지 1구간으로, 회목봉, 상해봉, 광덕산, 광덕고개까지 2구간으로 나뉜다. 제1 구간은 대략 13km, 제2 구간은 7km. 여름이라 날도 더웁고 땀이 많이 나는 계절이라 미투산 악회는 정기산행을 65번 국도 실내(實乃)고개에서 시작 하여 복주산을 지나 하오현, 하오현터널로 가는 짧은 코 스를 잡았다. 그래도 화천군 사내면 실내고개에서 복주산 까지 5.1km, 다시 터널까지 대략 3.3km이니 그리 짧은 코스는 아닐 듯. 실내고개라는 말은 소, 말을 이용한 우마차로 각종 짐을 실어 날으면서 실으세, 실내, 시래 하다가 실내로 변하 여 실내마을로 불리워 졌다고 한다. 그 실내고개에 버스를 세우니 오전 10시 20분. 고도는 650m. 버스에서 내려 배낭을 메고 신발을 다시 조이고 주위를 살펴 보았다. 고개라 옆으로 산이 가리고 앞 뒤로 고개길만 보이는 삭막한 곳. 산으로 오르는 진행방향 건 너편에 원추꽃차례를 하고 있는 흰꽃이 보이기에(잎은 구 분하기 어려운 거리이고) 카메라에 땡겨 찍으면서 쉬땅나 무라 하였는데, 집에 돌아와 사진 분석하고 도감을 보니 개회나무였다.

개 회 나 무
털개회나무나 라이락은 4∼5월에 아름답게 피어 짙은 향 을 내는데 그냥 개회나무나 꽃개회나무는 6∼7월에 피면 서, 꽃개회나무는 짙은 향을 내 뿜는다. 그냥 개회나무는 향이 있는지 확인했어야 하는데 풀섶 넘어 가까이 가지못한 것이 아쉽다. 꽃 생김새도 꽃개회 나무같이 생기지도 않았고... 산으로 들어서니 길이 임도로 되어 있었다. 넓은 길에 경사도 급하지 않아 걷기가 행결 수월하다. 시작하는 곳의 고도가 650m 이니 별로 힘도 들지 않을 것 같다. 길 옆 큰나무 밑으로 여러 풀과 관목들이 꽉 차게 들어 앉아 있었다. 길 옆으로 관목인 족제비싸리, 조록싸리가 우선 눈에 보이고... 전번 백암산에서 처음 만났던 개다래가 이곳에서는 꽃을 피고 있어 그 모습을 담아 보았다.

개 다 래
계속 임도를 따라 1시간 정도 갔을까, 1014고지라는 곳 에서 한북정맥 능선으로 들어서는 곳이다. 즉 수피령에 서 능선을 따라 내려오다 만나는 곳이라는 말이다. 임도가 계속되기 때문에 주위 야생화를 관찰하기가 아주 좋았다. 산꿩의 다리가 봉우리를 맺은 것이 많았고 봉우리

를 터드린 것은 별로 없었다.

산 꿩 의 다 리

산 꿩 의 다 리
꽃봉우리 쪽을 자세히 관찰하지 않고 삿갓나물이라 떠들 어 댄 것이 좀 쑥스럽다. 식물 동정은 워낙 어렵기 때 문에 도사들도 틀리고는 태연하게 "틀리면 말고"라면서 웃어 넘기니 이해해 주시기를... 삿갓나물이라 한 것은 말나리로 보아야 할 것 같다.

말 나 리
전번 백암산에서 만난 쥐오줌풀을 또 만났는데 바로 알아 보지 못했다.얼마나 눈에 익어야 잘 알 수 있을런지?

쥐 오 줌 풀
임도는 끝나고 이제부터는 좁은 길을 택해 산행다운 산 행을 한다. 웬 풀들이 그렇게 많은지? 꽃이 피지않은 들깻잎 같은 식물을 도감에서 찾아보니 니 오리방풀이란다.

오 리 방 풀

오 리 방 풀
평원같은 곳에는 범꼬리풀이 삐죽이 꽃대를 올리고 있고 풀속에는 아직도 고사리가 새순을 내민다. 다음에 만난 산목련, 함박꽃나무라고도 한다.

산 목 련
마지막 피치를 내어 오르니 복주산(伏主山) 정상.

1152m의 정상석 주위에는 잡목들이 들어차 있어 그리 넓 지 못했다. 동북쪽으로 대성산(1175m), 그 밑 북쪽으로 복계산(福桂山;1057m), 광덕산(廣德山;1046m)이 서남 쪽으로, 서쪽으로 명성산(鳴聲山;923m)이 주위를 이루고 있는 복주산. 우선 정상석 바로 옆에 참조팝나무가 우리 를 반기고 있었다.

참 조 팝 나 무
정상에서는 쉴 곳도 없어 바로 하산한단다. 정상 바로 넘어 산괴불주머니가 군락을 이루고 있었다.

산 괴 불 주 머 니
그러나 그곳을 지나니 다시는 산괴불주머니가 보이지 않 았다. 능선을 따라 걷다 보니 길 밑에 큰 앵초가 얼마나 아름답게 피어 있는지 그놈 카메라에 담다가 미끄러 떨어 지는 줄 알았다.(작품도 제대로 담지 못했으면서)

큰 앵 초
정상 주위 숲에는 곰취, 단풍취, 참취들이 많았고 오리 방풀, 도깨비부채까지 만나고... 더운데 그늘에 앉아 도깨비부채로 부채질 좀 하고 내려 갔으면 좋으련만 뒤따라 오기 바빠 그럴 여유가 없었다.

도 깨 비 부 채
북쪽 계곡 밑으로 잠곡저수지가 보인다.

잠 곡 저 수 지
넓직한 자리에서 준비한 간식으로 요기를 하기로 하였다. 팔이 가려워 조사해보니 쐐기에 쏘인 흔적이 보인다. 이 산은 군인들이 화생방 훈련하는 곳이라는 말을 들었는 데 어떻게 된 것이 정상 주위에 왕파리들이 많이 날아다 닌다. 군인들이 볼일을 보아 그렇지않나 의심이 간다. 거의 한시간을 식사하는데 소비하고 다시 하산 준비. 이제부터는 내리막길이다. 로우프도 잡고 나무가지에 의지하여 마지막 가파른 길을 내려온다. 복주산에서 하오현(하오고개)까지 2.3km. 고개에서 숨을 고르고 물 한모금 마시고 왼쪽 터널 입구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지금부터는 다시 임도이다. 세월아, 네월아 걸으며 내려온다. 아참, 나뭇잎이 변해 꽃처럼 보이게 하여 곤충을 유인하 는 나무를 개다래라고 설명하였다. 그러나 변색하는 나무 잎이 흰색이 아니라 옅은 분홍색을 보이는 나무도 짧은 지식으로 개다래 변이종이라고 말한 적이 있었는데 집에 돌아와 도감을 보니 그놈은 쥐다래란다. 확실하게 알지도 못하면서 단정한 내 잘못이 너무 크다. 그러나 공부하고 있는 중이니 틀리더라도 이해해 주시길 바란다. 내려오다 붉은 가시로 뒤덮은 곰딸기를 발견하 였다. 아직 꽃은 피지 않았지만 잔뜩 웅크리고 준비하고 있었다.

곰 딸 기
대략 1km 정도 내려오니 바로 하오현터널. 터널 입구에 버스가 이미 대기하고 있었다. 오늘은 산행 인구가 57명이나 되어 25인승 버스를 추가 로 불러왔다. 터널 옆 개울가에서 발 담구고 땀을 닦는 다. 개울물이 얼마나 찬지 몇분을 담구고 있기가 어려웠 다. 버스로 돌아와 임원진이 준비한 안주와 술로 모든 회원이 즐겁게 회포를 풀며 담소를 나눈다. 전번에는 울릉도, 독도를 다녀왔는데 사정상 내가 참석하 지 못해 후기를 쓰지 못했다. 오늘은 산의 특성상 특별히 관찰되는 점이 없는 육산으로, 기술할 점이 별로 없어 그냥 야생화만 탐방한 느낌이 든다. (2009년 6월 21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