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기

한국 8경 중 하나인 속리산과 법주사

야정(野停) 2014. 4. 25. 13:52

아직 속리산을 가보지 못한 나는 이번에 속리산 산행 계획이 잡혔다기에 열일 제쳐놓고 따라 나서기로 하였다. 속리산도 산행하고 싶지만 특히 법주사를 탐방할 수 있는 좋 은 기회이기 때문이다. 우선 속리산에 대해 이야기해 보자. 속리산은 정상인 천황봉, 비로봉, 문장대 등 장쾌한 봉우리 를 9개나 갖고 있는 산으로써 산세가 수려하여 한국 8경 중 하나이다. 또한 명승 4호인 법주사, 문장대, 천연기념물 103호인 정 2품 소나무, 천연기념물 207호인 망개나무를 품고 있고 법주 사에는 석연지, 쌍사자석등, 팔상전과 같은 국보가 3점이나 있고 사천왕석등, 대웅보전, 원통보전, 대웅전소조삼불좌상, 철확 등 보물 12점이 보관되어 산림청 선정 100대 산에 지 정되어 있다.

2014년 4월 20일 7시에 동네를 떠난 버스는 중간휴게소에서 아침 식사를 한 후 10시 30분에 상주군 국립공원 화북분소에 도착하였다. 준비하고 바로 산으로... 문장대까지 3.8km라고 써 놓은 표시목을 끼고 오른다. 저 멀리 바위들 뒤에 문장대가 자리하고 있다. 본격적으로 산길로...

오래 전부터 많은 사람들이 즐겨찾던 산이기에 돌로 층계를 만들어놓아 처음부터 층계를 오르는 기분이다. 그러나 주차장에서 1.5km까지는 경사가 완만하다.

앞으로는 된비알이 시작되는 것 같다. 오늘은 긴 산행이라는 것을 미리 짐작해서인지 급하게 서두르 고 싶지도 않고 빨리 가고 싶지도 않다. 서두르거나 빨리 오르면 그만큼 더 지치기 때문이다. 가파른 길 못미쳐 배낭을 풀고 자리에 앉았다. 남들이 먼저 가던 말던 상관하지않고 내 페이스로 가기로 마 음 먹었기 때문이다. 내가 제일 후미인 줄 알았는데 여성 세 분이 나타난다. 조금 더 쉬었다가 같이 출발.

된비알 언덕을 애써 오르니 조남철씨와 이강길씨가 나를 기다 리고 있다. 우리 삼인조가 제일 나이가 들었으니 혹시 내가 몹시 뒤지지나 않나 걱정이 되어 기다리고 있는 중이란다. 같이 가파른 산길을 계속 오른다.

문장대 200m 전에 넓은 공터가 나타난다. 일행들이 보인다. 점심식사를 위해 자리를 고르는 중인가 보다. 넓은 터에 모두 둘러앉아 각 가지 음식들을 풀어놓고 식사를 즐긴다. 따듯한 햇살 아래 속리산(속세를 떠나 있는 산) 높 은 곳에서 미세먼지가 없는 맑은 공기를 마시며 크게 호흡하니 정말 상쾌하다.

40여 분 흐른 후 일어나 200m 위에 있는 문장대로... 옛날에는 구름 속에 감추어져 있다하여 운장대(雲藏臺)라 하 였으나 세조가 속리산에서 요양하고 있다가 정상에서 하루 종일 글을 읽었다하여 문장대라 불리게 되었다 한다.

동서남북으로 트인 시야가 가슴을 시원하게 한다. 동쪽으로 문수봉, 신선대, 비로봉. 천황봉이 줄줄이 이어졌 고 북쪽으로 상주시가, 서쪽으로 관음봉, 묘봉이 능선을 이 루고 있다.

상 주 방 향

천 황 봉 방 향 문장대에서 돌아 내려와 문수봉, 천황봉 쪽으로 방향을 잡는 다. 문장대에서 바로 냉천휴게소,복천암 쪽으로 내려가는 길 도 있지만 우리는 신선대와 입석대 사이 경업대 갈림길에서 내려가는 금강골로 길을 잡아야 하기 때문에 문수봉 쪽 능선 길을 택한 것이다.문수봉을 넘고 청법대를 넘어 신선대에 오 르니 또 숨이 찬다. 신선대 오르는 길이 보통 가파른 길이 아니다.

신선대 못가서 천황봉쪽을 향해

신선대 못가서 천황봉쪽을 향해 신선대에는 휴게소가 있어 음료를 팔고 있기 때문에 시원한 맥주로 목을 축이지 않을 수 없었다. 땀이 얼마나 나고 갈증 이 심한지 모른다. 우리 7∼8명이 문장대를 올라갔다 오는 동안 다른 회원들은 모두 먼저 떠났기 때문에 신선대휴게소에서도 다른 일행은 보 이지 않았다. 오래 있을 수가 없다. 신선대 바위들을 넘고 돌아서 다시 내려간다. 경업대 갈림길에서 우회전. 이제부터는 완전 내리막이다. 갈림길에서 1.6km 되는 경사가 급한 내리막길을 아무 생각없 이 내려오니 금강 휴게소가 있다. 금강휴게소까지 내려오니 막걸리를 마시고 있는 일행들이 보인다. 막걸리 한 잔 하라고 하였지만 생각이 없어 그냥 지나친다. 이제부터는 경사가 그리 없는 좋을 길이다. 비로산장, 세심 정휴게소를 지나니 아스팔트. 그러나 법주사까지 왜 그리 먼 지 모르겠다. 거의 3km 되는 것 같다. 부처님의 법이 이곳에 머물었다 하여 이름 지어진 법주사(法 注寺). 대한 불교 조계종 제 5교구 본사인 법주사는 명승 4호인 대 찰이요, 국보가 3점, 보물이 12점이나 보유한 유명한 절이 다. 정문으로 들어선 것이 아니라 산에서 내려오다 옆 문으로 들 어서서 그런지 국보 55호인 팔상전이 먼저 보인다.

팔 상 전(국보 55호) 우리나라에 현존하는 유일한 목탑인 팔상전은 신라 때 건립되 었으나 정유재란 때 불탄 것을 이조 16대 인조 2년 사명대 사(유정)가 복원한 것이라 한다. 전각 내부 중앙에 4면 벽을 만들어 사방 네벽에 두폭씩의 팔 상도(석가여래의 일생을 8단계로 나누어 표현한 그림)가 그 려져 있다. 5층으로 된 건물에 비해 내부는 위까지 트여져있는 형태로 너무나 보잘 것없는 구조로 보인다. 법주사 안쪽으로 더 들어가니 그 유명한 쌍사자석등.

쌍 사 자 석 등(국보 5호) 두 마리의 사자가 등불대를 받치고 있는 모습으로 예술적 균형 미가 너무 아름다웠는지 국보 5호이다. (아시다시피 국보 1호는 남대문, 2호는 원각사지 10층 석탑, 3호는 진흥왕순수비, 4호는 고달사지 승탑, 5호가 쌍사자석 등이다) 국보 1호에서 5호까지 어떤 작품이 제일 아름답냐고 나에게 묻는다면 첫째 고달사지승탑이요, 두번째로 원각사 10층 석 탑을 꼽고 싶다. 쌍사자석등에서 절 안 쪽으로 더 들어가면 대웅전 앞에 서있는 사천왕석등. 보물 15호인 이 석등은 상대 각면에 사천왕상이 새겨 있어 사천왕석등이라 한다.

사 천 왕 석 등(보물 915호) 뒤에 대웅보전. 2층으로 되어있는 건물로 내부는 위까지 뚫려 있으며 세개의 불상이 안치되어 있다. 이는 대웅전 소조삼불좌상으로 보물 1360호로 지정 되어있다. (대웅전에 있는 흙으로 빚은 앉아 있는 세개의 불상이라고 풀이한다.)

대웅보전 소조삼불좌상(보물 1360호) 현재 삼신불(三身佛)을 모셨는데 일반적으로 대적광전에 모시 는 형태이나 대웅전에도 이렇게 모시기도 한다. 가운데 비로자나불(법신불), 오른쪽에 석가모니불(화신불), 왼쪽에 노사나불(보신불)이나 아미타불을 모신다. 비로자나불이 509m나 되어 국내 소조불 중 제일 크다고 한 다. 그래서 2층으로 지었는지, 2층으로 지었기 때문에 불상 을 크게 만들었는지는 모르겠다. 세 불상의 형태는 거의 비슷한데 무엇으로 구분을 하는가? 수인(손의 형태)을 보고 말한다. 비로자나불은 지권인(왼손 검지를 세워 오른손으로 감싼 형태) 를 하였고 오른쪽에 있는 석가모니불은 항마촉지인(오른손은 무릅에 얹고 손가락으로 땅을 가르키며 왼손은 무릅에 얹어 하 하늘을 보게하는 수인)을 하고 있으며 왼쪽의 아미타불은 구 품인(九品印) 중 하품중생인(下品中生印)을 하고 있다. 이로써 불상이 누구인지 알 수 있는 것이다. 이 삼신불(三身佛)은 부처는 하나이나 정신 즉 법, 육체,덕 을 따로 분리해 놓은 것이다. 대웅전 앞 왼쪽에 원통보전(보물 916호)가 있다. 원통보전에는 목조 관음보살좌상이 보물 1361호로 지정되어 있다. 정방형의 주심포계 단층건물로 사모지붕에 절병통(지붕 가운 데 정점에 만들어진 탑으로 보탑 혹은 보정이라고 하기도 함) 으로 조성된 특유의 형식을 지니고 있다.

절병통이 있는 원통보전(보물 916호) 다시 밖으로 나오다보니 희견보살상(보물 1417호)이 보인다. 부처님께 향불을 공양하는 희견보살의 모습이다.

희견보살상(보물 1417호) 팔상전 앞에 보물 1413호인 철확이 있다. 신라 성덕왕 때 주조되었고 임진왜란 때 승병들이 사용하기 도 하였다는 가마솣이다.

철 확(보물 1413호) 마애여래의상이 있는 쪽으로 가다보면 석연지(石蓮池)라는 것 이 있는데 신라 성덕왕 때 만든 것으로 국보 64호이다. 일종의 돌로 된 큰 그릇으로 연못이라 부르는 것이다.

석 연 지(국보 64호) 괘불탱화(보물 1259호)와 신법 천문로 병풍(보물 848호)은 호)은 그림인데 어디에 보관하였는지 몰라 보지 못하고 절 오 른쪽 바위에 마애여래의상(摩崖如來倚像)(보물 216호)이 있 다. 마애여래의상을 직역하면 벼랑에 새겨진 기대있는 부처상 이다.

마애여래의상(보물 216호) 그 외에 복천암에 2개의 부도탑이 있어 보물로 지정되어 있 다. 경내에는 동양 최대의 철조콩크리트 불상인 미륵불이 있 다.

미 륵 불
또한 철당간도 있고...

철 당 간 관찰을 끝내고 출구 쪽으로 향했다. 요사이 대찰들은 주차장에서 왜 그리 멀리 해놓았는지 절에서 나와 주차장까지 40여 분 걸은 것 같다. 마을을 지나며 어찌나 갈증이 나는지 캔맥주를 하나씩 마시며 주차장으로 향했다. 정 2품 소나무(천연기념물 103호)는 입구에 있다하나 버스 로 지나오는 바람에 아차 지나쳤고 천연기념물 207호인 망개 나무는 복천암 주위에 있다고 하여 관찰하지 못하였다. 주차장에 도착하니 5시. 점심 40분 포함 6시간 반이나 걸린 산행이었다. 산보다 절 구내에서 걸은 시간이 더 많은 듯 느낀다. 버스 옆에서 간단하게 후식과 약주로 피로를 푼다. (2014년 4월 20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