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인산우회 4월 산행을 천마산(812m)에서 갖기로 하였다.
코스며 시간이며 뒷풀이까지 계획을 잡아야 하기에 3월 말
미리 산행을 하여 보기로 한 것이다.
천마산은 전에 호평리 수진사 쪽에 차를 세우고 올랐다가 다
시 되돌아 온 적이 있다.
그러나 자가용으로 갔었기에 이번같이 여럿이 움직이려면
대중교통을 이용하여야 하기 때문에 미리 답사를 다녀와야
한다.
이번에는 호평리로 올라 마석 가곡리로 내려가고 싶다.
남양주시 화도읍과 오남읍을 경계로 하는 천마산은 한북정
맥의 맥을 잇고 있는 산으로 1983년 군립공원으로 지정되었
었으며 산 정상을 중심으로 능선이 사방으로 뻗어 있어 어
느 지점에서나 정상을 볼 수 있는 특이한 산세와 특히 야
생화(즉 약초)가 풍부한 산행지로 이름이 나있는 점 등을
고려하여 산림청 선정 100대 명산에 지정되어 있다.
이성계가 이곳으로 사냥을 왔다가 산이 높아 손이 석자만
더 길었다면 하늘을 만질 수 있겠다하여 천마산이라 하였다
나.
摩자가 갈마도 되지만 닿을마도 되니 "하늘에 닿을 수 있다"
라는 뜻도 될 것이다.
상봉역에서 떠나는 춘천행 전철 시간표를 보니 9시 48분이
출발이 제일 적당할 듯.
친구들이 인천에서도 오니까 너무 이르면 참석하기 어려워
9시48분에 출발하는 시간에 맞추기로 하였다.
호평 평내역에서 내려 165번 마을버스를 타고 수진사 입구
까지 가려고 하였으나 천마산역이 새로 생겼다고 친구가 그
곳에서 내려 산행하자고 한다.
대략 30여 분 지나 천마산역에 도착.
역에서 가까이 북쪽으로 산행할 수 있다는 표시가 있었고 산
으로 진입하니 된비알이 바로 시작된다.
바람이 좀 있으나 온도는 꽤 높은 듯, 완전 봄을 넘긴 날씨
이다. 숨을 헐떡거리며 20여 분 오르니 능선으로 이어진다.
천마산은 야생화로 유명한 곳인데 길 옆으로는 별로 꽃이 보
이지 않는다.
겨우 현오색과 댓잎현호색만 보일 뿐.
현호색(玄胡索)은 변이가 심한 덩이줄기로 덩이줄기는 정혈
(淨血), 진경(鎭經), 진통제(鎭通劑)로 사용되는 약초이다.
현 호 색
댓 잎 현 호 색
1시간을 걸었을가, 마치고개길을 만난다.
가곡리로 넘어가는 길이란다.
마 치 고 개 길
깔딱고개 지나 뾰족봉으로 다시 바위산을 오른다.
앞에 보이는 정상
정상 700여 m 밑에서 마지막 힘을 쏟아 붙는다.
정상 봉우리 못미쳐있는 바위로 된 봉우리를 넘어가니 소나무
옆으로 나무데크가 있다.
데크를 지나 812m 천마산 정상.
2시간 15분이나 걸렸다. 정상 넘어서 간식을 푼다.
아침식사를 하지않고 여기까지 왔다.
떡과 과일로 점심을 때운다. 40여 분 지나 다시 출발한다.
가곡리로 가려면 반대편으로 가야하는 줄 알았다. 넘어가는
길은 있는데 가곡리 방향은 폐쇄시켰다는 안내판이 보인다.
그래도 넘어가는 사람들도 있고 그 쪽으로 가는 길도 있어
험준한 그 길을 택해 진행하였다.
봉우리를 넘기도 하고 비켜가기도 하였더니 돌핀샘 바위가
나오고 보광사로 가는 길이라 표시되어 있었다.
돌 핀 샘 바 위
대략 2km 가면 된다.
지도에서 보광사로 내려가도 가곡리로 내려간다고 되어 있으
니 그대로 직진하면 될 것 같았다.
능선 오른쪽이 가곡리 방향이요, 왼쪽이 오남읍 쪽.
340m 더 내려가니 과라리고개.
과 라 리 고 개
과라리고개에서 왼쪽은 오남읍이니 오른쪽 보광사 쪽으로 방
향을 튼다.
땅바닥에 노란 광채를 발하는 것이 보인다.
오늘 보고 싶어하는 보물이다. 복수초.
복 수 초
몇 년 전 개복수초를 풍도에서 처음 보았는데 이곳에서 진짜
복수초를 만나다니!
떡잎이 8개인 복수초(Adonis).
개복수초는 가지도 치고 떡잎도 5개 이다.
땅 속에서 페르세포네와 이별하고 아프로디테를 만나러 세상
에 나온 미소년 아도니스. 그 아도니스가 지천으로 깔려있
다.
정상부에서 노랑제비꽃이 반짝 반짝 빛내더니 아래 능선에
는 봄의 전령들이 곳곳에 퍼져있다.
노 랑 제 비 꽃
꿩의 바람꽃도 보이고,,,
꿩 의 바 람 꽃
미치광이풀이 먹음직스럽게 깨끗한 잎을 보이고 있다.
알카로이드계의 스코폴라민, 아트로핀, 히요스치아민 등 유
명한 성분이 들어 있으며 뿌리 10g 정도면 치사량이란다.
미 치 광 이 풀
큰괭이밥이 고개를 땅으로 숙이고 있다.
옥살리스(Oxalis)라는 괭이밥은 꽃잎에 붉은 줄로 치마폭을
내려놓은 모습이 정말 화사하다.
큰 괭 이 밥
엘레지(Elegy)도 보인다.
엘 레 지(Elegy)
앉은 부채(Skunk cabbage).
눈 속을 뚫고 나오는 불염포(꽃덮개)를 가진 앉은 부채를 오
늘 처음 만나본다. 나는 사진 상으로 불염포만 보았지, 잎이
많이 나있는 상태로는 보지 못하여 처음에는 알지 못했다.
뿌리 줄기를 이뇨제, 또는 토했을 때 진전제로 사용한다.
앉 은 부 채(Skunk cabbagy)
산괴불주머니도 보인다.
산괴불주머니는 어디서나 보이는 야생화이다.
산 괴 불 주 머 니
다시 현호색, 점현호색, 빗살현호색 등을 담아본다.
현 호 색
점 현 호 색
빗 살 현 호 색
보광사에 도착하니 하산에 1시간 30분 정도 걸린 것 같다.
보광사에는 200여 년 된 반송이 있었다.
반 송
보광사를 뒤로하고 도로를 따라 마을을 지난다.
큰 길까지 2.3km라 하니 30여 분 이상 더 걸어야 한다.
큰 길(마석에서 수동계곡으로 가는 길;387번 국도)까지 내
려오면 가곡리에서 천마산으로 오르는 길이 있는 줄 알았는데
그런 길이 없다.
계속 걸어 마석 가까이 오니 그 곳에 천마산 등산로 입구가
있었다. 이곳은 천마산역에서 시작한 등산길과 만나는 곳이
란다. 오른 길로 되돌이 내려오면 바로 천마산 등산로 입구
가 되는데 그것을 몰랐던 것이다.
왜 이곳을 찾는가 하면 여럿이 하산하여 뒷풀이를 할 수 있
는 곳을 찾아야 하기 때문에 음식점들이 많은 지역을 찾는
것이다.
음식점 한 곳을 정하고 하도 갈증이 나서 맥주 한 잔 하고
돌아섰다. 천마산역이 약 20여 분 거리에 있다고 하여 걸어
서 천마산역에 도착하니 5시.
오늘 6시간 가량 걸은 것 같다.
다음 정기 산행은 천마산역에서 올랐다가 원점 산행을 할 것
것이 아니라 호평 평내역에서 내려 수진사 방향으로 오른 다
음 천마산역 가까이 묵현리 입구로 내려오기로 한다.
봄의 전령들을 만나는 곳을 잘 몰라 야생화 탐구를 시작하고
처음으로 풍도를 찾았었는데 유명한 천마산을 오늘에야 찾아
볼 수 있어 정말 반가웠다.
3년 전에 찾았을 때는 야생화가 어느 계곡에 있는지 몰라 허
탕을 쳤었는데 이번에는 원없이 볼 수 있어서 좋았다.
너도 바람꽃은 너무 늦어 볼 수 없었는지 모르계지만 보지 못
하였고 앉은 부채도 이미 잎이 나와 있는 것 밖에 없어 아쉬
었다.
2월 말이나 3월 초 눈이 남아 있을 때 눈을 녹이며 솟아나는
앉은 부채를 탐구하러 다시 한번 찾아보아야 하겠다.
화창한 날씨에 좋은 경험을 한 즐거운 하루였다.
(2014년 3월 29일)